"날아라 K-바이오" 성적표 받고 '방긋'…호실적 배경은?
버블이 가라앉은 바이오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기업들의 신약 개발 등 관련 성과가 빛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희소·난치질환 환자들의 첨단재생의료 서비스 기회 범위를 넓힌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첨생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국내 세포·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읽힌다.
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황제주' 탈환에 시동을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는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 '역대급 실적'을 냈다. 지난해 한 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6946억원, 영업이익은 1조113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3%, 13% 증가했다. 삼성바이오가 2021년 이후 다시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종목) 자리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바이오의 이번 실적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19건의 신규·증액 CDMO(위탁개발생산) 계약에 더해, 지난해 6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제1바이오캠퍼스 4공장 관련 매출 성과 덕분이다. 업계에선 지난 7년간 이어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승계'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되면서, 향후 삼성바이오를 향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전체적인 신뢰도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 판매 호조로 적자 폭을 줄였고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매출액은 3549억원, 영업손실은 371억원이다. 영업손실은 직전 연도에 이어 지속됐으나 매출액은 44.2% 증가했다. 특히 4분기는 매출 1268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446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백신 전문기업 유바이오로직스(이하 '유바이오')도 지난해 콜레라 백신 공급량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유바이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1% 증가한 694억원의 잠정 영업실적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77억원을 내며 연간 흑자전환했다. 특히 4분기 한 분기의 매출만 269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인 425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러한 '깜짝 실적'은 국제 구호기관 유니세프에 공급 중인 콜레라 백신 '유비콜'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얻은 결과다. 유바이오는 2016년부터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유비콜을 공급 중인데, 이 공급량이 현재 유니세프 콜레라 백신 물량의 100%를 차지한다. 지난해 말 경쟁사였던 인도 샨타바이오텍이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 뒤 '유일 공급자'로 시장을 선점 중이며, 지난해 기준 24개국(국내 군관수용 포함)에 유비콜을 공급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바이오의 기업가치는 내년 콜레라 백신 주문량 공시나 혹은 장티푸스·수막구균 백신의 상업화 가시화 시점에 재평가될 수 있다"며 "콜레라 급증 위험이 계속 언급되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 유니세프의 콜레라 백신 주문량이 5500만 도즈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커지면서 CDMO 시장이 확대된 것과 신약 개발 성과가 기업 호실적의 주된 배경이라고 본다. 여기에 지난달 첨생법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도 향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의 경우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우수한 편이고, 이번 첨생법 관련 줄기세포 등 첨단재생의료 분야는 치료 목적이 아니더라도 미용·성형 분야로도 수요가 계속 있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바이오 산업 자체가 고도화되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매출도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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