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오른 광주시 대시민 업무 보고회… 시장 업적 홍보?
정책 주제별로 9차례 진행 계획
'선거 60일 전부터 행사 개최 금지'
선거법 저촉 소지 4회 만에 중단
복합쇼핑몰 보고 자료 배부 논란
市 "시민들 이해 돕는 차원" 해명
광주광역시가 올해 들어 시정 업무 보고를 '대시민 현장 업무 보고'로 바꿨다. 매년 초 각 실·국에서 광주시장에게 새해 시정 계획 등을 내부 보고하던 관례를 깨고 광주 시민들에게까지 그 보고 대상을 넓혔다. 시민들이 광주의 변화된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시민들 반응이 좋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대시민 현장 업무 보고회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중단했다. 업무 보고 시기와 내용 등을 둘러싸고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도 사실 관계를 따져 보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모두 9차례 걸쳐 정책 주제별 대시민 업무 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이달 1일까지 민생 경제(경제창업국), 교통망 조성(교통국), 출산·보육 정책(여성가족국), 복합쇼핑몰(신활력추진본부·도시공간국)을 주제로 4차례 대시민 업무 보고회를 열었다. 이어 통합 돌봄 시즌 2와 스포츠 관광, 광주 RE100(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자는 글로벌 캠페인), 청년 정책, 대표 축제 재정립을 주제로 시민들에게 업무 보고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광주시는 향후 5차례 예정된 업무 보고회에선 시민 참여를 배제한 채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내부 보고만 하기로 했다. 대시민 업무 보고회가 선거법에 저촉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교양 강좌, 사업 설명회, 공청회, 직능 단체 모임, 민원 상담 등 행사를 진행·후원할 수 없도록 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광주시는 "애초 선거법 때문에 1~4회까지만 대시민 업무 보고회로 치르고 나머지는 내부 보고 방식으로 진행한 뒤 총선(4월 10일) 이후에 대시민 업무 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했었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긴 힘들다. 실제 광주시의 정책 주제별 업무 보고회 개최 계획안엔 이달 말까지 5~9회 대시민 업무 보고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하는 것으로 돼 있다. 광주시가 행사 추진 과정에서 선거법 관련 규정 검토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시가 뒤늦게 대시민 업무 보고회를 잠정 중단했지만 선거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광주시가 대시민 업무 보고회 당시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보고 자료를 시민들에게 배부한 게 강 시장의 업적을 홍보한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1일 '복합쇼핑몰, 이제는 됩니다'를 주제로 열린 대시민 업무 보고회다. 당시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배부한 보고 자료에서 '시민의 간절한 염원에 신속하게 응답한 민선 8기', '관광·레저·여가 복합쇼핑몰 광주 역사상 단일 분야 최대 4조 원대 투자 유치'라는 표현을 써가며 복합쇼핑몰 투자 유치를 홍보했다. 특히 강 시장이 광주신세계백화점 터미널 부지 복합 개발을 위한 투자 협약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실었다. 강 시장은 어등산 관광단지 내 그랜드 스타필드,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내 더 현대 광주, 광주신세계백화점 터미널 부지 복합 개발 등 이른바 '복합쇼핑몰 3종'에 대한 투자 유치를 지난해 주요 성과로 꼽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하기 위해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보조 자료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업적 홍보에 이르는 내용을 포함할 경우 선거법(제 86조 제1항 제1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대시민 업무 보고회가 강 시장의 업적 홍보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광주시선관위는 광주시가 배부한 보고 자료에 민선 8기 시정 성과 등이 담긴 경위 등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민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주요 정책에 대한 보고 자료를 만들어 배부한 것"이라며 "시장의 업적 홍보를 위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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