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 납치·폭행… 한국 유튜버, 이 나라에서 이렇게 당했다

박선민 기자 2024. 2. 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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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겪었던 강도 폭행 사건을 설명하고 있는 유튜버. /제로슈거 유튜브

“칼 들고 총 쏘는 애들인데, 현지인이 살아있는 게 행운이라더라.”

한 한국 유튜버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 중 두 번 연속으로 납치, 강도, 폭행을 당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휴양지 1위로 꼽힌 국가다. 우리 외교부 역시 최근 남아공을 ‘특별 여행 주의보’ 국가 중 하나로 선정, 여행 자제를 요구했다.

국내 여행 유튜버 ‘제로슈거’는 지난달 ‘남아공에서 2시간 동안 두들겨 맞았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곤 자신이 여행 중 겪은 강도상해 경험을 전했다. 눈에는 피멍이 들어있고, 입술은 퉁퉁 부은 상태였다.

제로슈거에 따르면, 첫번째 사건은 밖에서 한참을 놀고 숙소로 복귀하려던 중 벌어졌다. 우버가 잡히지 않던 찰나 한 백인이 “가는 방향이 비슷하면 타자”며 택시 동승을 제안했고, 제로슈거는 흔쾌히 승낙했다. 제로슈거가 택시에 탑승하자, 갑자기 흑인 4명이 따라 타 무차별적인 폭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제로슈거에게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빼앗아 갔다. 그리고는 그를 어느 외진 논밭에 내동댕이치고는 유유히 도주했다. 그렇게 만신창이가 된 제로슈거는 다른 택시를 잡기 위해 시내로 걸어갔다.

/제로슈거 유튜브

제로슈거 앞에 차 한 대가 섰다. 운전자는 두 팔 벌려 환영하며 그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제로슈거는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해당 차에 탔다. 그리고 두 번째 폭행이 시작됐다. 차 안에 숨어있던 2명이 나타나 무차별적으로 주먹질한 뒤 유튜버의 겉옷과 모자, 신발, 애플워치, 반지 등을 모조리 털어갔다. 제로슈거는 “처음보다 더 세게 맞았다”고 했다.

결국 제로슈거는 정처 없이 걸어 다니다, 해가 뜰 때쯤 한 저택에서 나오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겨우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제로슈거는 일련의 사건을 털어놓으며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갈비뼈도 부러진 거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후 그는 영사협력원의 도움으로 환전 등 일부 문제를 해결했다.

7일 기준 제로슈거가 올린 이 영상은 조회수 69만회를 기록 중이다. 해당 유튜버의 다른 대부분 영상이 조회수가 5만회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보다 화제성이 높았던 셈이다. 네티즌들은 “목숨 건사한 게 다행” “한국과 달리 외국은 밤에 돌아다니는 게 생각보다 위험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행 위험한 국가 1위 남아공...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실제로 남아공은 여행하기에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7월 미국 경비 보안 업체 ADT는 남아공을 가장 위험한 휴양지 1위로 선정했다. 당시 남아공은 안전 점수 10점 만점에 1점도 채 되지 않는 0.81점을 기록, 2위 미국(2.17점)과 1점 이상 차이가 났다. 2위부터 안전 점수 순위가 소수점 단위로 나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아공이 압도적으로 위험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남아공은 약 6000만 인구 중 매년 2만여명이 살해될 정도로 강력 범죄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ADT는 “남아공에서는 77%의 사람들이 강도 등 범죄에 대해 걱정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24일 연말연시 휴가철을 앞두고 남아공을 포함한 11개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 지역에 발령되는 안내로,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이상 3단계(출국권고) 이하에 준한다. 당시 외교부는 특히 남아공에 대한 공지를 두 차례 올리곤 “항상 주변을 경계하고,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실외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걷지 않는 등 항상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아공의 강도, 살인 범죄율은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상황이어서 가급적이면 여행을 삼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사고를 당하면 대사관 긴급 연락 전화번호나 영사 콜센터로 신고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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