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법 임상시험’ 안국약품 전 부회장 2심 감형에 상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혐의로 기소된 어진 전 안국약품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낮은 형을 받자,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오늘(7일) 어 전 부회장의 약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사건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우인성)에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항소심 법원은 연구소 직원들을 상대로 미승인 임상시험을 한 약사법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데이터를 조작해 위계로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 실장과의 공모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검찰은 “전 대표이사와의 공모 사실을 인정한 직원들의 진술 등 확보된 증거를 종합하면 공모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항소심 법원의 결론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 전 부회장 등은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승인 없이 안국약품중앙연구소 직원 16명을 대상으로 당시 개발 중이던 약품인 혈압강하제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2017년 6월에는 중앙연구소 직원 12명에게 항혈전응고제를 투여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도 있습니다.

어 전 부회장은 항혈전응고제 개발 과정에서 동물을 상대로 한 비임상시험 데이터를 조작한 뒤 이를 식약처에 제출해 승인받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는 지난 1일 어 전 부회장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가 어 전 부회장에게 선고한 징역 10개월보다 낮은 형량입니다.

1심은 “정식 임상시험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안전 생명보호 절차를 위반해 강제로 미승인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며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직원들이 임상시험에 대한 설명과 참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자발적으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해 1심을 파기하고 감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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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