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후위기 대응 거부? 화석연료 확대할 ‘프로젝트 2025’ 준비

박기용 기자 2024. 2. 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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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기후위기 대응 조처들을 되돌리기 위해 단계별 이행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여러 보수 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프로젝트 2025'라는 제목의 정책 제안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미국의 대중과학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등이 최근 잇따라 보도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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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쪽 분량 ‘공화당 재집권 준비 계획’
2019년 10월1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기후위기 대응 조처들을 되돌리기 위해 단계별 이행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여러 보수 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프로젝트 2025’라는 제목의 정책 제안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미국의 대중과학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등이 최근 잇따라 보도를 내놓고 있다.

프로젝트 2025는 러스 바우트 전 백악관 예산관리실장을 비롯한 트럼프 측근들이 지난해 말부터 참여한 ‘공화당 재집권 준비 계획’이다. 920쪽 분량의 이 제안서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중심이 돼 작성됐다.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트럼프와 측근들이 이 계획을 통해 대선 승리 뒤 보복 수사로 비판·반대 세력을 응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위한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백악관의 대통령 기후 고문(기후변화특사)을 ‘에너지·환경 고문’으로 교체할 것을 제안했다. 화석연료 산업계 요구에 부응하란 의미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지구적 변화 연구 프로그램’(USGCRP)을 전면 재구성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13개 연방 정부 기관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지구적 변화 연구 프로그램은 1990년 미 의회가 제정한 ‘지구적 변화 연구 법’에 따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주도해 4년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주요 연구와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을 이른다.

프로젝트 2025는 또 2026년 말 혹은 2027년 초에 발간될 미 의회 의무 보고서 ‘국가기후평가’에 대해 비판적 분석을 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모든 기후과학 관련 작업을 거부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서엔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광신주의” 같은 표현도 등장한다.

프로젝트 2025에 참여한 톰 파일 미국에너지연맹(AEA) 회장은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필수 도구가 될 것”이라며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유능하고 헌신적인 보수적 인물을 행정부에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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