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업단지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 ‘뒷말’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충북 청주시가 산업단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지역이 아닌 타지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에도 우수한 태양광 설비 관련 업체가 있는 데다, 정확한 검증 없이 섣불리 업무협약부터 체결하면서 사업 추진의 신뢰성마저 의심 받는 상황이다.
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청주시는 지난달 24일 시청 임시청사에서 태양광 설비업체 A사를 포함해 부동산 임대업체 B사, 금융기관 등과 ‘산업단지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산업단지 입주기업 공장 지붕과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당시 청주시는 사업 규모는 4500억원으로, 태양광 발전설비 300㎿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무협약을 보면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발전사업 인·허가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 지원, A사는 태양광 설계·시공·플랫폼 구축·관리 등 협력사항을 맡는다. B사는 발전시설의 안전한 시공과 책임관리 등 사업 안정성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은 펀드 조성 및 사업비 조달에 나선다.
문제는 A사가 관내 업체가 아닌 관외 업체라는 점이다.
특히, 청주지역 관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연관된 에너지기업 SK E&S가 청주시 측에 태양광 발전시설 투자를 제안했음에도 관외 업체를 사업 파트너로 선택해 의구심을 낳고 있다.
청주시 오창읍에 있는 한 태양광 관련 기업은 SK E&S와 함께 청주지역 태양광 발전시설 투자를 제안했지만, 청주시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SK E&S는 협약을 통해 지역발전에 필요한 자금 300억원 이상을 환원할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청주시와 협약을 맺은 A사는 대구지역 업체다. A사 등이 청주시와 추진할 산업단지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는 산단 경영자들이 공장 지붕이나 유휴부지를 임대한 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경영자들은 20~25년의 장기 임대계약을 맺어야 한다.
쉽게 말해 사업을 추진하는 A사가 산단 입주기업을 설득해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관외 업체인 탓에 실제 계약을 성사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는 대구광역시도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태양광 프로젝트에 참여 의향을 제출한 업체가 3.3%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청주시와 A사가 업무협약을 맺는 과정도 석연치 않다.
A사가 청주시 측에 사업을 제안한 시점은 지난해 11월로, 불과 3개월 만에 업무협약을 맺었다. 4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투자협약을 성급하게 맺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주지역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이 사업은 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지만, 관외 업체를 선정한 이유는 의문”이라며 “관내 대기업이 있음에도 이를 거절한 것은 SK와 지역 기업을 버린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주시의 이번 선택으로 지역에 있는 태양광 기업들은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SK 입장에서도 청주시가 협조를 요청할 경우 지원할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청주에 있는 업체가 A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업계에서는 분명한 사실”이라며 “시는 관외 업체를 선정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 문서가 아닌 업무협약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기업은 실적이 거의 없었다”며 “사업을 추진하려던 차에 A사에서 사업 제안이 와 긍정적으로 검토한 뒤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협약은 법적 효력이 없기에 체결했다고 사업이 곧바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심 있는 다른 업체에서도 충분히 투자 제안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업과 관련해 청주시 자본은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은 뒤 “자금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장기 임대계약 문제, 지상권 설정 등 마무리까지 복잡한 과정이 많아 성과가 잘 나지 않는 사업”이라며 업무협약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청주=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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