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노토반도서 드론 활약... 필수품 운송에 가옥 내부 조사도
강진으로 심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최신형 드론이 재난 지원에 활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드론들은 재난 지역 항공 촬영은 물론, 건물 내부 조사나 고립된 마을로의 물자 수송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고립 상태가 된 노토쵸 토메 지역 산간의 한 목장에 최근 드론을 활용한 식수 수송이 이뤄졌다. 드론에 물 2ℓ짜리 페트병 12개를 실은 뒤 약 600m 떨어진 목장까지 40차례 왕복, 반나절간 총 960ℓ를 옮기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직도 도로가 복구되지 않아 여전히 고립 상태인데다 식수까지 끊긴 이 목장은 생업에 지장을 받았다. 인력을 동원해 물을 일부 운반하거나 눈을 녹여 사용했지만, 키우는 소들에게까지 다 물을 주기 힘들었기에 92마리 중 5마리가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드론의 활약으로 식수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와지마시에서는 토사 붕괴로 길이 막힌 일부 지역에 드론을 활용해 필수품을 전달했다. 3㎏의 짐을 싣고 반경 7㎞ 권내를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을 11차례 날려, 초등학교 등에 피난해 있는 고령자들에게 약 50명분의 의약품과 기저귀 등의 위생 용품을 전달한 것이다.
건물의 도괴 가능성이나 내부 상황 확인에 드론이 활용된 사례도 많았다. 좁은 공간까지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약 20㎝, 무게 약 240g의 소형 드론을 날린 뒤,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가 보내주는 영상을 보면서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일본 UAS산업진흥협의회(JUIDA) 측은 “(드론은) 무너진 가옥 내부도 조사할 수 있어 재해 직후 인명 구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제도 드러났다. 재난 당국 관계자들이 인력을 통한 지원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드론 지원 요청은 지진 발생으로부터 며칠 이상 지나 뒤늦게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방재 매뉴얼에는 드론 활용 방안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았다. 지원에 적합한 최신형 드론을 어느 단체나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악천후 상황에서의 활용도 문제로 거론된다. 노토 지역에서는 지진 이후 비나 눈, 강풍 등이 이어져 드론 활용에 장애가 됐기 때문이다. 일본 ‘드론컨소시엄’ 회장인 노나미 겐조 지바대 명예교수는 “이것(지진 사태)을 계기로 당국은 재해지에서 드론을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며 “또 드론의 약점인 비나 강풍에 대한 기술적 개선과 함께, 각 기업·단체와의 제휴를 강화해 필요한 지원을 곧바로 전달할 수 있는 태세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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