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하다 딱 걸렸는데 “정의로운 사람”…‘황당’ 탄원서 누가 썼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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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마약사범으로 구속된 A씨를 수사하던 검찰은 그가 제출한 탄원서를 검토하던 중 의아함을 느꼈다.
탄원서에는 "A씨의 리더십 아래 청년들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었다" 등 뻔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검찰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계약서·합의서·탄원서 등 증거자료 진정성에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는 경우 진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증거조작, 위조 범행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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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시켜 챗GPT 탄원서 작성
지자체 체육회 팀장 명의도 도용
檢 “챗GPT 위조 적발 첫 사례”
지난해 11월 마약사범으로 구속된 A씨를 수사하던 검찰은 그가 제출한 탄원서를 검토하던 중 의아함을 느꼈다. 탄원서 전체 내용이 번역체인 데다가, 뜬금없이 ‘정의’를 운운하는 게 어색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검찰은 문서 진위를 위해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결과 해당 탄원서가 인공지능(AI) 챗GPT로 위조된 사실이 드러났다. 탄원서 작성자 명의도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 기술로 위조된 탄원서가 수사당국에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검사 김해경)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2월 필로폰 투약·소지 등 혐의로 기소된 뒤 같은 해 10월 재판 중 법정구속됐다.
A씨는 보석을 통한 석방을 시도하면서 지인·가족 명의의 탄원서를 다수 제출했다. 11월에는 수도권 지자체 산하기관인 체육회 팀장 B씨 명의의 탄원서를 법원에 추가로 냈다. A씨가 해당 지자체 체육회와 협력해 공익활동을 많이 한 만큼 선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검찰은 문서의 진위 확인 작업에 나섰다. 해당 지자체 체육회 및 구치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결과 챗GPT를 이용해 해당 탄원서를 허위 작성한 것이 드러났다.
구치소에 있던 A씨가 지인에게 ‘지자체 체육회’, ‘공익활동’, ‘당내 경선 문제 해결’ 등 키워드를 주면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탄원서를 쓰게한 것이다. 문서 작성자로 명시된 해당 체육회 팀장 B씨는 A씨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탄원서에 적힌 B씨 이름 옆 지문 역시 A씨 본인이 직접 찍었다.
필로폰 투약 등 혐의로 지난달 1월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받은 A씨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실제로 형사 재판에 챗GPT로 조작된 탄원서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담당 검사의 치밀한 검토와 적극적인 수사로 가짜 탄원서임을 밝혀낸 사안”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A씨처럼 탄원서를 위조하는 사례 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한 피싱 범죄도 많아지는 추세다. 해커들 역시 생성형AI를 기반으로 악성코드를 제작해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 AI를 악용한 보안 위협을 화두로 뽑은 배경이다.
검찰도 이같은 사례가 자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계약서·합의서·탄원서 등 증거자료 진정성에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는 경우 진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증거조작, 위조 범행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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