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대상으로 ‘임상실험’… 檢, 어진 전 안국약품 대표 상고

어진 前 대표이사, 직원 대상으로 불법 임상시험 혐의
검찰, 징역 8개월·일부 무죄 선고된 2심 판결에 불복
檢 “직원 진술 등 종합하면 공모관계 인정될 수 있어”

서울서부지검.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검찰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혐의로 기소된 어진 전 안국약품 대표이사 사건을 상고키로 했다. 어 전 대표는 지난 1일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낮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약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어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8개월과 일부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심 법원은 어 전 대표이사가 연구소 직원들을 상대로 미승인 임상시험을 한 약사법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데이터를 조작하여 위계로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 실장과의 공모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면서 “어 전 대표이사와의 공모 사실을 인정한 직원들의 진술 등 확보된 증거를 종합하면 공모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상고 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어 전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 없이 안국약품중앙연구소 직원 16명을 대상으로 당시 개발 중이던 약품인 혈압강하제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17년 6월 중앙연구소 직원 12명에게 항혈전응고제를 투여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도 받는다.

어 전 대표이사는 또 항혈전응고제 개발 과정에서 동물을 상대로 한 비임상시험 데이터를 조작한 뒤 이를 식약처에 제출해 승인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7일 1심 재판부는 어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어 전 부회장이 미승인 시험을 진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으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직원들이 임상시험에 대한 설명과 참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자발적으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과 임상실험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었고 위험성도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보다 낮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국민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식품의약 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여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