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졸업식 온 이원석 총장 “이제 1회말... 9회말을 승리로”
“검찰총장이 아닌 학교 선배, 인생 선배로서 여러분에게 공통적으로 먼저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7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열린 117회 졸업식에 학교 선배인 이원석 검찰총장이 연단에 섰다. 이 총장은 1987년 중동고를 80회로 졸업했다.
이 총장은 “지금 이 자리에 선 여러분은 각자 성격,용모, 가정, 학업과 같은 모든 점이 다르기 때문에 마음 속에도 후련함, 홀가분함, 아쉬움, 설렘, 두려움, 괴로움, 기쁨, 슬픔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게 마련”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야구는 묘하게 인생과 닮아 있다. 역전에 재역전으로 결말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욕 양키스 ‘영구 결번’ 포수 요기 베라(Yogi Berra)의 말을 인용했다.
이 총장은 “열여덟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된 요기 베라는 뉴욕 메츠의 감독을 맡아 1973년 연패를 거듭하다 ‘이번 시즌은 가망이 없지 않느냐’란 질문을 받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고 답하고는 기적적으로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는 대학에 진학한 친구, 다시 재수를 선택한 친구, 곧바로 사회에 진출한 친구, 아무런 결정도 못한 친구, 뭘 해야 할지 몰라 아예 방안에 틀어박힌 친구, 세상이 끝난 것처럼 느끼는 친구도 있을 것”이라며 " 최종 9회 말인 야구로 친다면 평균 수명 90세 시대의 여러분은 이제 겨우 1회 말에 와 있는 셈이다. 차근차근 실력을 갈고닦아 인생의 9회 말을 승리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장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반짝인다고 모두 금이 아니다”(All that glitters is not gold)도 인용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손에 들고 매 시간 들여다보는 SNS에는 반짝이는 인싸들의 삶이 넘쳐난다. 그러나 눈부신 사진과 동영상은 대부분 애써 편집한 찰나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단언컨대, 그 누구의 어떤 인생도 즐거움과 화려함 만으로 반짝거리지는 않으며, 저를 포함하여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고난과 난관에 직면하는 고된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활인인 우리에게 인생은 매일매일 고난을 버티고 견뎌야 하는 지난한 시간이 대부분이며 그 과정에서 소중한 ‘보석’을 찾기 위해 고난을 담담히 이겨낼 몸과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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