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돌아온 HMM 매각…새주인 찾아주기 난항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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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진통 끝에 결국 무산되면서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이 향후 절차를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각 측이 단기간 안에 HMM 재매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다만 매각 측이 HMM 재입찰을 진행하더라도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지난 입찰과 마찬가지로 국내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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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진통 끝에 결국 무산되면서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이 향후 절차를 고심하고 있다. 재매각 절차가 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전날 자정 산은, 해양진흥공사와 하림그룹의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하림그룹의 HMM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이 상실됐다.
이에 따라 HMM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로 유지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향후 적정한 시기 HMM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 관계자는 "재매각에 대해서는 해진공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일단 바로 재매각을 추진할 수는 없고, 언제 다시 재매각 절차에 들어갈지 등에 관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각 측이 단기간 안에 HMM 재매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매각 이후에도 경영을 감시하겠다는 해진공 측의 입장이 뚜렷하게 드러난 만큼 향후 매각 작업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난항을 겪었던 양측의 협상은 하림 측이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 제한 등 요구했던 바를 상당 부분 철회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해진공이 마지막까지 HMM 경영권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매각 측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측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가급적 빨리 HMM을 매각하겠다는 취지를 이어왔으나, 해진공과 해양수산부는 HMM의 현금성 자산이 해운업 외에 유용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림그룹은 이날 입장을 통해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간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이번에 매각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강했지만, 해진공이 조직 논리를 우선하는 '몽니' 때문에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해진공이 HMM 매각 이후 조직 해체나 축소를 우려해 일부러 방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현금성 자산이 1조6천억원에 불과한 하림이 HMM을 인수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며 무리한 자금 조달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의 최대 3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2조원 이상의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한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놨지만, 시장에서 제기된 자금 부족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하림그룹이 HMM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것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다만 매각 측이 HMM 재입찰을 진행하더라도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지난 입찰과 마찬가지로 국내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주식 외에도 올해와 내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6천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영구채가 2025년까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면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분은 32.8%로 늘어나고, 인수 측의 지분은 38.9%로 줄어든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매각 실패로 재매각이 언제 다시 진행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게 됐다"며 "해운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적기 매각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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