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 위기론에 뉴욕커뮤니티은행 주가 연일 두자릿수 폭락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가 연일 두 자릿수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NYCB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을 발표한 후 최근 6거래일 동안 이 은행 주가는 59.8% 가량 폭락한 상태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NYCB 주가는 전날보다 22.3% 급락한 4.1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이슈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금융기관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발언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당국이 이 문제를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시장은 위험이 존재한다는 내용에 주목했다.
같은 날 일부 주주들이 NYCB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부실을 숨겼다며 연방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국에 400여개 지점을 운영 중인 NYCB 주가는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 이후 연일 곤두박질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했고,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로 전날에도 주가가 10.8% 떨어졌다.
피치는 NYCB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추면서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과 대손충당금 증가 관련 구체적 조치를 담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 내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피치에 이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6일 NYCB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최하위 ‘Baa3’에서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인 ‘Ba2’로 두 단계 강등했다.
최근 미국에선 상업용 부동산 부실 확대를 둘러싼 우려가 지속되면서 KBW 지역은행 지수가 지난주에만 10% 가까이 떨어졌다. JP모건에 따르면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28.7%를 중소형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가 된 부동산 대출의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팬데믹 이후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료가 하락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하락한 반면, 대출 금리는 크게 올라 차환대출 비용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발 지역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지역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위험노출액이 대형은행의 5배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를 지켜본 시장은 NYCB의 주가 급락이 금융권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지역은행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그 여파도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역은행 중 하나인 M&T뱅크가 “NYCB와 비슷한 규모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역시 증가했지만, 분석가들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들은 수개월간 잠재적인 부동산 손실에 대비해 자금을 축적해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금융 당국도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지난해와 같은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 장관은 고금리와 공실률 증가 등으로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도 “(현재 위험은 )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고 금융권 전체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과거에 종종 봤던 금융위기 상황의 전조는 아닌 것 같다”며 부동산발 은행 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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