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사임 거부' 클린스만, '신뢰 바닥' 대한민국, 이대로 동행은 불가능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신뢰 없는 동행은 불가능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3위)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FIFA랭킹 87위)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도전을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

두 차례 연장 혈투 이후 지칠 대로 지친 한국이었지만, 결승 진출 가능성은 높았다. 객관적인 전력 차도 있었고, 조별리그에서 붙어본 상대였기에 부담감도 덜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내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열세라 평가됐던 요르단은 킥오프와 동시에 공격을 몰아쳤고, 자신들이 지닌 강점을 살려 경기를 주도권을 쥐었다. 우세가 예상됐던 한국은 전술적으로 전혀 나아진 모습이 없었고, 후반전 돌입 이후 연거푸 실점을 허용하며 침몰했다. 팀 대 팀 싸움으로 완전히 패배한 경기였다.

충격은 요르단전뿐만이 아니다. 말레이시아전, 사우디아라비아전, 호주전 모두 한국은 우승 후보로서 자질을 증명하지 못했다. 월드컵 당시보다 훨씬 뒤떨어졌다. 우승을 자신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기간 내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민심은 바닥났다. 참사 이후에도 계속된 해맑은 미소는 축구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제 대표팀 수장이 지닌 자신감을 믿는 이는 없다.

경기 종료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로서 원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분석하고 책임져야 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건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어찌 됐든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멕시코-미국(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 앞으로 더욱 잘 준비하는 것이다"라며 대표팀 사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 아래 응원했던 팬들도 등을 돌렸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믿음은 남아있지 않다. 만에 하나 동행을 이어가더라도, 신뢰 회복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