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총리 "하마스, 휴전·인질 협상에 긍정적 반응"…하마스, 왜 입장 바꿨나?
하마스, 포괄적 휴전·침략 중단·봉쇄 해제 등 요구
하마스 입장 변화 왜…"전투 지친 군사조직이 휴전론 주장"
"하니예 측 정치국은 이스라엘 완전철수 고수…내분 가시화"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휴전·인질 협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레스타인의 전쟁 포화가 그칠지 관심이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6일(현지시간) 도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질에 관한 합의의 일반적인 틀에 대해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P·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회신에는 일부 의견이 포함됐지만 일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며 "관련 내용이 이스라엘에도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우리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합의는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이스라엘과 진전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단계적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죄수 교환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하마스 측에 전달했다.
지금까지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완전 중단과 군대 철수를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왔다.
하마스는 미국,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 4자 회의에서 마련한 중재안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도 포괄적이고 완전한 휴전과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침략 중단, 구호·피난처·재건 보장, 가자지구 봉쇄 해제, 죄수 교환 완료 등을 요구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긍정적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고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는 단계적 인질 석방을 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의 교전 중단을 추구하는 이스라엘의 입장과는 괴리가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카타르 총리와 회동에 앞서 또 다른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났다. 전날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실권자이자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블링컨 장관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한 이래 중동을 찾은 것은 이번이 5번째다. 그는 카타르에 이어 오는 8일까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휴전·인질석방 협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하마스 내부에서 야히야 신와르가 이끄는 가자지구 내 군사조직과 국외 망명 중인 이스마일 하니예 휘하 정치조직 간 갈등이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완전 중단과 이스라엘군 철수를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고수해왔지만 그간 가자지구 지상전을 겪으면서 기진맥진해진 신와르 측이 휴전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진단했다.
반면 하니예의 하마스 정치국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와 추가 양보를 계속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해 10월 7일 신와르의 주도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당시 하니예의 정치국은 공격 계획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하니예 측 간부들은 망명지인 카타르·레바논·튀르키예 등지에서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그저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이후 하니예 측은 가자지구 전쟁 초기에 피해 수습에 주력, 이집트·카타르·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지난해 11월 하순 7일간의 일시 휴전을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하니예 측과 신와르 측의 역할이 반대가 됐다는 것이다.
양측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협상과 관련해 하마스에서 서로 엇갈리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하마스 내부의 반대가 협상을 방해하는 주요 역할을 해 온 것 같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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