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로 가짜 탄원서 생성해 제출했다 검찰에 덜미

생성형 AI(인공지능)인 챗GPT로 가짜 탄원서를 만들어 법원에 제출한 마약사범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김해경)는 구속 중 챗GPT로 탄원서를 위조한 A씨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A씨가 챗GPT의 도움을 받아 생성한 가짜 탄원서. /서울중앙지검

A씨는 지난해 2월 필로폰 투약 및 소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같은해 10월 법정 구속됐다. 그는 이후 지인, 가족 명의 탄원서를 다수 제출하며 보석을 통한 석방을 시도했다.

A씨는 같은해 11월에는 한 지자체 체육단체 팀장인 B씨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A씨가 해당 체육회와 협력해 공익활동을 다수 했으니 이를 감안해 선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 사건을 담당하던 정기훈(사법연수원 44기) 검사는 B씨 명의의 탄원서 중 부자연스러운 문체가 다수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B씨 탄원서에는 “피고인이 정당 내부의 불미스러운 일에 정의라는 명목으로 홀로 싸웠다” 등 생뚱맞은 내용이 들어있었다. 또 탄원서에는 A씨가 해당 체육회에서 어떤 공익활동을 했는지 등도 담겨있지 않았다. 정 검사는 이에 문서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체육회 및 구치소에 사실조회를 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조선일보DB

수사 결과 A씨가 지인에게 각종 키워드를 주면서 챗GPT로 탄원서를 생성해달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A씨는 해당 체육회와 관련 활동을 일절 한 바 없고, B씨와도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A씨는 지인에게 전달받은 탄원서 샘플에 자신의 지장을 찍어 법원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증거조작, 위조 범행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