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네바다 경선, 트럼프가 없다?…복잡한 미 경선 '한방 정리'

홍지은 기자 2024. 2. 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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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경선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공화당 경선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뒤를 쫓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가운데 현지시간 6일 네바다주에서 치러진 경선에 트럼프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가 경선을 포기라도 한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올해 네바다주에선 공화당 경선이 두 번 열립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냐, 혼란스러우시죠. 지금부터 복잡한 미국의 경선 시스템, 친절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빠진 네바다주 프라이머리 투표용지 〈사진=CNN 캡처〉

헤일리는 '프라이머리', 트럼프는 '코커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현지시간 6일 열리는 네바다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후보로 등록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틀 뒤인 현지시간 8일 열리는 '코커스'에만 후보로 등록했습니다. 같은 공화당 후보인데 각각 다른 경선에 참여한 겁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유권자 수천 명이 프라이머리 후보자 명단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없는 것을 보고 주 선거관리 당국과 공화당에 항의하고 있다고 NBC뉴스는 전했습니다. 이미 투표소를 찾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지지 후보 없음'에 체크했다며 코커스에 참여해 트럼프를 찍겠다고 밝혔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같은 공화당 후보가 왜 다른 경선에?


이번 사태는 네바다주 경선 방식을 놓고 네바다주 정부와 네바다주의 공화당이 갈등을 빚은 데 따른 결과입니다. 2020년 대선까지 네바다주는 당원만 참여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코커스'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다가 민주당이 장악한 네바다 주의회가 2021년 법을 제정해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방식을 새로 도입한 겁니다. 프라이머리는 당이 아닌 주 정부가 선거를 관리해 공정성 시비가 덜하고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뽑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네바다주 공화당은 자체적으로 코커스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네바다주 레노 프라이버리 투표소 〈사진=CNN 캡처〉

미 공화당 '코커스만 인정'..."어차피 승자는 트럼프"


네바다주 공화당은 코커스 결과만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프라이머리 참여자가 코커스에는 아예 후보로 등록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트럼프는 코커스에만 입후보 등록을 했기 때문에 네바다주에 배정된 대의원 26명은 모두 트럼프가 가져갈 전망입니다. 헤일리는 정식 경선으로 인정받는 코커스 대신 프라이머리에만 등록한 이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헤일리 전 대사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프라이머리에만 등록했다는 의견과 대의원 한명이라도 얻기 위해선 코커스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이 엇갈립니다. 네바다주는 승자 독식이 아닌 득표율 비례 방식을 취하고 있어 득표율 3.5%만 나와도 대의원 한명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프라이머리 투표소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코커스-프라이머리란?


미국에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은 대의원 선거와 대통령 후보 선출로 구성돼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거주하는 주에 따라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를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을 선출하고 선출된 '대의원'들이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합니다. '코커스'는 각 정당의 지역 지부가 주관하는 당원대회 방식. 등록된 당원만 참여할 수 있으며 정해진 시각과 장소에 당원들이 모여 토론한 뒤 지지 후보를 결정합니다. '프라이머리'는 주 정부에서 주관하는 예비선거 방식.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고 투표소에 가서 단순히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비당원에게 어느 정도 투표권을 주느냐에 따라 폐쇄형, 개방형, 절충형 등 3가지로 나뉩니다. 둘다, 각 당의 대선 경선 후보가 얻은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선발한다는 원칙은 같습니다. 경선에서 이기면 예비 후보들은 각 주마다 배정된 대의원을 확보하고, 이 숫자가 가장 많은 사람이 당의 대선 후보가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유권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을 뽑고, 대의원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뜻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게 되는 겁니다.

코커스 vs 프라이머리 〈사진=연합뉴스·AFP〉

대세 결정 날 '슈퍼 화요일'


현지시간 3월 5일,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16곳에서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3월 둘째주 화요일입니다. 총 대의원 874명, 전체의 약 36%의 향방이 가려지는 만큼 이른바 '슈퍼 화요일'이라고 불리는데요. 이날 뽑힌 대의원 수가 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데 필요한 대의원의 과반수를 넘어서거나 근접할 정도로 많기 때문입니다. 대의원들은 뽑히기 전부터 누구를 지지하는지 공개적으로 밝히기 때문에 경선 주자들이 각 주를 돌며, 확보한 대의원 수를 집계하면 누가 최종 후보로 결정될지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전체 대의원 수의 과반을 얻은 경선 주자가 당의 대통령 최종 후보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선출된 대의원들이 모여 전당대회를 열고 당의 대통령 후보를 공식적으로 선출합니다. 공화당은 7월 15~18일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8월 19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각각 최종 대통령 후보를 확정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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