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국토안보장관 탄핵 실패…트럼프가 하랬는데

정의길 기자 2024. 2. 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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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이주자 급증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추진한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안 의결에 실패했다.

미국 하원에서 6일(현지 시각) 열린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투표는 찬성 214, 반대 216으로 부결됐다.

공화당 출신을 포함한 역대 국토안보부 장관들이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이번 탄핵안의 부당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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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현직 장관 탄핵안 표결
214 대 216 부결…4명 이탈
미국으로 가려는 이주자들이 지난해 5월11일 미국 텍사스 엘파소 인근의 미국과 멕시코 국경 장벽 사이에 대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이주자 급증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추진한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안 의결에 실패했다. 국경 위기를 둘러싼 미국의 정쟁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하원에서 6일(현지 시각) 열린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투표는 찬성 214, 반대 216으로 부결됐다. 탄핵안을 발의한 공화당은 하원에서 219명으로 민주당 212명을 앞선 다수당이지만, 켄 벅 등 의원을 포함한 4명이 이탈해 탄핵 반대에 투표했다.

미국에서 각료에 대한 탄핵 시도는 사상 두 번째고, 특히 마요르카스 장관은 현직으로서는 첫 번째였다. 1876년 하원은 윌리엄 벨크냅 당시 전쟁장관의 탄핵안을 발의했는데, 벨크냅 장관은 탄핵안 표결 직전에 사임했다.

공화당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국경에서 이주자 폭증 위기 사태와 관련해 “법을 적용하는데,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거부”를 해서 “공공의 신뢰를 해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벅 의원은 의회 전문 언론 힐에 기고한 글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이 무능하지만 탄핵을 받을만한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은 탄핵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이번 발의가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중 블레이크 무어 의원은 탄핵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향후 투표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기 위해 막판에 반대로 돌아섰다. 공화당 출신을 포함한 역대 국토안보부 장관들이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이번 탄핵안의 부당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탄핵에 실패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최대 공세 이슈였던 국경위기와 관련된 비판에 힘을 잃게 됐다. 국경 위기를 이용한 정치 공세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주자가 강력히 주장하며 공화당을 압박하던 사안이어서, 당내 갈등도 예상된다.

상원 지도부는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이 연계된 합의안을 타결했으나, 트럼프의 거부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경에서 이주자가 폭증하면 대통령이 모든 망명 신청을 각하할 수 있는 권한 등을 담은 합의안을 공화당과 타협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합의안이 미흡하다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거부를 종용해, 공화당은 이번 탄핵안 실패와 함께 진퇴양난에 처하게 됐다.

미국 국경수비대는 지난해 12월 멕시코와의 국경을 불법으로 넘던 이주자 25만명을 체포해, 한 달 동안 체포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보다 31%가 증가했다. 합법적인 국경검문소를 통과해 망명을 신청한 이주자도 5만명에 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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