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영원한 다저스맨, 오타니와 만난다… 1+1년 계약 합의, 다저스 MVP만 4명이다

김태우 기자 2024. 2. 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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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팀 다저스와 1+1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클레이튼 커쇼
▲ 커쇼는 예전처럼 많은 이닝을 던질 수는 없지만 건강하다면 여전히 클래스 높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의 상징이자 한때 지구상 최고의 투수였으며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클레이튼 커쇼(36)가 결국 정들었던 친정팀에 남는다. 다저스는 여전히 커쇼를 잊지 않았고, 이제 건강하게 복귀할 그를 기다린다. 다저스는 공포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례가 거의 없는 ‘MVP 경력 4명’ 로스터도 완성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와 커쇼가 계약에 합의했다”고 7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곰스 다저스 단장은 최근 열린 팬페스트 자리에서 커쇼와 대화를 이어 가고 있으며 그의 복귀에 대한 긍정적인 멘트를 남겨 큰 화제를 모았다. 계속해서 계약과 관련해 논의하겠다던 다저스는 며칠 지나지 않아 커쇼를 눌러앉히며 다저스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MLB.com은 ‘커쇼와 다저스가 재계약에 합의했다. 이로써 커쇼는 17년 동안 다저스 소속으로 뛴다’고 대서특필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발표되지는 않았고 신체검사 조건이 남아있으나 다저스와 커쇼는 기본적으로 2024년 1년 계약을 하고, 2025년에는 선수 옵션을 걸어 1+1년 형식의 계약에 합의했다. 커쇼가 2025년에도 은퇴하지 않고 다저스에서 뛰기로 한다면 최대 2년 계약이 된다.

커쇼가 당장 개막전부터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어깨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커쇼와 다저스, 혹은 다른 구단과 계약이 늦어지는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당장 뛰지 못하는 선수와 급하게 계약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커쇼가 필요했고, 시즌 중반에 돌아올 커쇼와 1+1년 계약을 하며 에이스에 대한 신뢰와 예우, 그리고 커쇼의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모두 보여줬다. 곰스 단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커쇼와 재활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는데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커쇼의 재계약에 대해 ‘그를 후반기 어느 시점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2024년은 2006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입단한 그가 다저스를 위해 투구할 17번째 시즌이 될 것이다. 2015년 이후 한 시즌에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하지 못한 커쇼는 부상에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투구 결과에 대한 질은 대체로 일정하다. 지난 네 시즌 중 세 시즌에서 평균자책점 2.50 이하를 기록하는 등 (네 시즌 평균) 2.55의 눈부신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예전처럼 200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아니지만 건강할 때의 투구 퀄리티는 건재하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커쇼는 2023년 시즌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분명히 100% 상태로 투구하지 못했다. 어깨 부상으로 7월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9월 그가 완전하지 않은 힘으로 투구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다저스는 커쇼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뒤 모두 선발당 5이닝으로 투구 이닝을 제한했다. 그 동안 커쇼의 패스트볼은 커리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는 마지막 네 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 88.7마일을 기록하는 등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9.4마일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다저스가 커쇼와 재계약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구속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커쇼는 꽤 효과적이었다. 부상자 명단 복귀 후 8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8번의 등판에서 모두 3점 넘게 허용하지 않았고 6번의 등판에서는 1실점이나 무실점으로 상대를 붙잡았다’고 클래스를 인정했다.

▲ 커쇼는 다저스에서의 17번째, 18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 커쇼는 신체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계약하며, 60일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또한 ‘3월에 만 36세가 되는 커쇼는 고향인 텍사스로 이적하는 대신 LA로 복귀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이번 주 애리조나에서 신체검사를 받을 예정이며 이후 다저스와 계약이 공식화될 수 있다. 6일부터는 60일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고 커쇼는 이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디 애슬레틱’은 ‘커쇼는 지난 11월 그의 어깨에 있는 사구체 인대를 고치기 위한 수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 주부터 투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으려면 아직 몇 달이 걸리겠지만, 그의 새로운 계약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여러 타이틀을 다툴 기회를 제공한다. 커쇼는 3000탈삼진 클럽 가입까지 단 56개만 필요하다. 커쇼는 겨울 동안 재건된 로테이션에 다시 합류할 것이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외에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제임스 팩스턴을 영입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회복 때문에 2024년은 지명타자로 보내겠지만, 2025년에는 오타니와 커쇼 모두 로테이션에 포함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 당장 못 던지는 투수, 왜 다저스는 커쇼와 계약했나

매체들의 보도대로 커쇼는 당장 던질 수 없다. 지금은 재활 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커쇼가 시즌 중반에나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확한 타임 테이블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스타전 이후 복귀를 보는 시각이 많다. 게다가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 선발 투수를 여럿 보강했다. 지난해 결정적인 순간과 고비처마다 팀의 발목을 잡은 선발 로테이션 보강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선발 최대어로 손꼽혔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종전 게릿 콜,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을 투자한 것이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영입에 앞서 탬파베이와 트레이드로 올스타급 우완인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영입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보강했고, 가장 근래에는 베테랑 선발 투수인 제임스 팩스턴과 1년 계약하며 로테이션 보강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다저스 선발진에는 야마모토, 글래스나우를 필두로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올해 돌아올 것이 기대되는 워커 뷸러까지 확실한 세 선수가 있다. 여기에 팩스턴, 바비 밀러, 라이언 야브로,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에밋 쉬헌 등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팩스턴 영입에서 선발 로테이션 보강을 끝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커쇼와 작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커쇼의 가치를 눈여겨봤다. 우선 다저스는 몸 상태에 변수를 가진 선발 투수들이 너무 많다. 당장 오타니가 2025년 선발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그는 2023년 시즌 막판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최대한 신중하게 재활해야 한다. 또한 글래스나우와 뷸러는 모두 근래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다. 메이와 곤솔린도 마찬가지다. 팩스턴은 경력 내내 규정이닝을 한 번도 소화한 적이 없고, 쉬헌이나 밀러 등 어린 선수들을 확실한 상수로 보기는 어려웠다. 건강할 때는 확실한 투구 퀄리티를 보여준 커쇼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로 풀이된다.

또한 다저스는 새로운 선수들이 너무 많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장 오래 팀에 공헌한 선수라고 해봐야 뷸러 정도다. 오타니, 야마모토, 글래스나우, 야브로, 팩스턴은 1~2년 사이에 팀에 합류했다. 이런 투수들을 묶을 구심점이 필요했다. 모든 이들로부터 존경 받는 투수이자,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리더 몫을 오래 했던 커쇼는 그 적임자였다는 평가다.

▲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 변수를 생각해야 한다
▲ 팔꿈치 수술 재활에 애를 먹고 있는 워커 뷸러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7일 ‘후반기에 복귀하는 커쇼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다저스 로테이션을 위한 고급 보험을 제공할 것이다. 우완 야마모토는 올해 데뷔 시즌에서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리그에 적응해야 한다. 우완 워커 뷸러는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이다. 좌완 팩스턴은 지속적인 부상 위험성이 있다. 바비 밀러, 에밋 쉬헌, 개빈 스톤, 카일 허트는 빅리그에서 풀타임 투구를 해본 적이 없다’며 커쇼 영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메이는 7월 토미존 수술과 굴곡근 힘줄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8월에 토미존 수술을 받은 곤솔린은 회복을 위해 더 긴 재활을 해야 하지만 그의 재활이 최선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불펜에서 투구할 수도 있다’면서 계속된 선발 로테이션 보강이 불펜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점쳤다.

커쇼는 다저스의 상징이자 미래 명예의 전당 멤버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다. 지명 당시부터 큰 기대를 모으며 팀의 최고 투수 유망주로 뽑힌 커쇼는 박찬호와 선발 경쟁을 하며 우리에게도 잘 알려졌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16년 경력 전체를 다저스를 위해 뛰며 통산 425경기에서 210승92패 평균자책점 2.48, 2944탈삼진, 2712⅔이닝 투구를 남겼다. 이미 200승은 달성했고 3000탈삼진 고지를 코앞에 두고 있다. 복귀를 빠르게 한다면 올해 내에도 달성이 가능해 보이는 차이다.

다저스에서 뛰는 동안 커쇼는 한 차례의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2014년)을 차지했다. 또한 세 차례의 사이영상(2011년‧2013년‧2014년), 10차례의 올스타에 선정됐고 2011년에는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다섯 차례의 평균자책점 타이틀, 한 차례 골드글러브 등 어마어마한 타이틀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다저스는 커쇼의 복귀로 스쿼드에 네 명의 MVP를 보유한 팀이 됐다. 커쇼는 2014년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했으며 무키 베츠는 보스턴 소속이었던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였다. 프레디 프리먼은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20년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했으며, 오타니 쇼헤이는 2021년과 2023년 아메리칸리그에서 MVP를 따냈다. 이들이 합작한 타이틀은 열거조차도 힘들 정도로 많다.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스쿼드다.

오타니와 같이 뛰는 것도 현지에서는 큰 화제를 모은다. 커쇼가 가지고 있던 다저스의 상징과 왕관이 오타니에게 점진적으로 이양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모로 다저스 팬들에게는 흥분되는 2024년과 2025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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