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사태 재현?...미 뉴욕커뮤니티은행 20%대 또 급락
일부 주주 "대출 부실 숨겼다"며 연방법원에 집단소송 제기
미국의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가 연일 두 자릿수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3월 자산규모 16위(2118억 달러)였던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의 파산 사태가 재현되지 않나는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NYCB 주가는 전날보다 22.3% 급락한 4.1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이슈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부 금융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한 게 NYCB를 비롯한 일부 은행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일부 주주들은 이날 NYCB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을 숨겼다며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NYCB는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작년 4분기 예상치 못한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배당금의 대폭 삭감을 예고하면서 지난주에만 40% 넘게 폭락한 바 있다.
이어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로 전날에도 주가가 10.8% 급락했다.
피치는 NYCB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추면서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과 대손충당금 증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를 담은 작년 4분기 실적 보고서 내용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 확대를 둘러싼 우려가 지속되면서 KBW 지역은행 지수도 이날 1.4%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해크만 웰스 파트너스의 러셀 해크만 창업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어둡다는 증거가 많은 데다 최소한 오피스 시장의 경우 대중에 알려진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졌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이 문제로 매우 스트레스 받는 금융기관들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CNN비즈니스 등이 전했다.
그는 고금리와 공실률 증가 등으로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이들 부동산 소유주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은행들의 위험 관리, 대손충당금 확보, 배당정책 조정 및 유동성 유지 등을 위해 당국이 은행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NYCB에 대한 질문에 "개별 은행의 상황을 논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상업용 부동산은 금융안정 위험을 초래하거나 은행 시스템에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리가 오랫동안 알던 분야다.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미국 지역은행은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은행권 불안 당시에도 미 경제의 약한 고리로 지목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SVB 파산 당시에 대해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은행 시스템상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될 수도 있었을 상황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빠른 뱅크런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성장률과 노동시장 상황을 근거로 "틀림없이 옳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고, 국가부채 문제에는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로에 있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재정적자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밖에 연방정부가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 등을 위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기관을 규제할 수 있도록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가치를 달러 등 실물자산에 고정(연동)되도록 설계해 일반 가상화폐보다 안정적이라는 점을 내세워 성장했는데,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 등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그는 금융기관·규제당국·시장참여자들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지식과 모니터링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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