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대사 "러한관계 발전이 양국 국익에 부합…악화 막아야"

김지연 2024. 2.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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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는 "러한 관계의 유지·발전이 양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러시아는 관계 발전의 길을 걸을 준비가 돼 있지만 한국도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양국관계를 최소한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다. 추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조치는 삼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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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무기지원 자제' 거듭 강조…"비우호국 지정 철회는 대러제재 취소시 가능"
연합뉴스 인터뷰…"북한과 협력, 이웃국가 안보 위협하지 않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주한 러시아 대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2.7.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는 "러한 관계의 유지·발전이 양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러시아는 관계 발전의 길을 걸을 준비가 돼 있지만 한국도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양국관계를 최소한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다. 추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조치는 삼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현재 양국의 과제가 "양국관계가 대결 수준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그래야 건설적인 협력 궤도로 복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발표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한국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양국이 현재 수준의 양자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러시아가 이에 반발해 한국을 '비우호국' 명단에 올리면서 덜컹거렸던 양국관계는 최근 양국 외교당국이 상대국 지도자까지 비판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최근 방한해 장호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등 고위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 주목받았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주한 러시아 대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2.7. ondol@yna.co.kr

지노비예프 대사는 루덴코 차관의 방한협의에 대해 "매우 유익하고 솔직한, 서로 존중하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관계가 현재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고, 이에 따라 양국간 대화도 우리가 바라는 만큼 수월하게 이뤄지진 않는다"면서도 "이런 소통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어렵게라도 소통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비우호국 지정 철회 요건에 대해선 "반러시아 제재를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정들은 우리의 실질 협력 수준을 유지하는 데, 양자관계의 현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작년 12월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품목의 러시아 수출을 추가로 금지했고, 이에 러시아가 반발하며 "반드시 대칭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그는 러시아측 대응조치에 대해 "(대응한다면) 러시아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품목을 제한시키는 것"이 되겠지만, "이는 러시아 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이고,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주한 러시아 대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2.7. ondol@yna.co.kr

지노비예프 대사는 북러 군사협력 의혹과 관련해선 "사실무근"이라는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러북협력이 이웃국가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모든 국제의무를 책임감 있게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부임한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러 양국은 수교 34년보다 긴 풍요로운 역사를 가졌다며 양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기반으로 양자관계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 러시아 대문호인 알렉산드르 푸시킨 시인의 동상이 있고, 정동공원에는 고종의 아관파천 현장인 구러시아공사관 탑이 남아있다고 소개한 뒤 "이 자그마한 동네에도 우리 공동 역사의 흔적들이 많다. 앞으로 양국관계의 역사에 슬픈 사건이 아니라 기쁜 일의 흔적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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