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상 현대제철 폐수처리장 사고, 12분 지나 119신고

7명 일하다 쓰러져…4명은 보건마스크
외주업체 안전관리인 배치돼 있었지만…

작업 중 노동자 1명이 숨진 현대제철 인천공장 내 폐수 처리장. 인천소방본부 제공

3명이 죽거나 다친 현대제철 인천공장 폐수 처리 수조 질식 사고와 관련, 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있었는데도 방독면 착용 등의 안전 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밀폐공간에서 작업 전과 작업 중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산업안전보건규칙을 보면, 사업주는 노동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는 동안 작업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안전관리자)을 외부에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폐수 처리 수조는 밀폐공간으로 분류돼 이 규정을 적용받는다. 당시 현장에는 외주 업체 소속 ㄱ씨가 감시인으로 배치돼 있었다. 경찰은 ㄱ씨가 안전관리 규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 중이다.

사고 당시 수조에서 작업하던 ㄴ씨 등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 4명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착용한 마스크는 유독가스를 막아줄 방독면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날 한겨레와 만난 사고 피해자 가족도 “남편이 10년 넘게 일을 했고, 그동안 큰 사고도 없었다”며 “작업을 하기 전에 유독가스가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보호장구도 착용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작업이 이뤄졌길래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고 발생 12분이 지나서야 119 신고가 이뤄진 점도 규명이 필요하다.

앞서 6일 오전 10시50분쯤 인천 동구 송현동에 있는 현대제철 인천공장 폐수 처리 수조에서 ㄴ씨 등 노동자 7명이 의식 저하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ㄴ씨가 숨지고 ㄷ씨 등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수조에 있는 찌꺼기와 폐수를 차량을 이용해 저장 수조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과 외주를 맡은 ㄷ환경엔지니어링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쪽은 “고인과 유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드리며, 회사는 관계 기관의 조서에 적극 협조해 사고 수습 및 원인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