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컸는데…클린스만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 獨 매체[아시안컵]

"클린스만, 한국의 우승 갈증 못 씻어" 키커
4강 탈락 후 사퇴 거부, 8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일부 외신은 우승 한을 씻어주지 못한 사령탑의 실패를 지적하면서 향후 거취를 주목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졸전을 펼친 끝에 0-2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 랭킹 23위 한국은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은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우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앞세운 한국은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등 큰 기대를 모았지만, 대회 내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끝에 빈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아시안컵 우승을 천명한 클린스만 감독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아울러 클린스만 감독은 두 개 대륙 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진기록도 놓쳤다. 그는 앞서 2013년 미국을 이끌고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AP 통신은 "요르단이 우승 후보 한국을 제압,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컬렉션에 트로피를 추가하려던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지도자로서 굵직한 성과를 내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력에 다시 오점을 남겼다.

그는 부임 초기부터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만 의존하는 방관 축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우려는 이번 대회를 통해 현실이 됐다. 경기력 부진에 전술 부재, 선수단 관리 미흡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우승을 위해 준비된 팀이라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독일 매체 키커는 한국의 아시안컵 탈락이 확정된 뒤 "클린스만의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축구팬은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64년 만의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으로는 그 갈증을 씻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참담한 결과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축구팬은 사령탑을 교체하고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아시안컵 준결승 패배로 한국 팬들에게 인기가 없는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을 마친 후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내달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어떻게 치르는지가 중요하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오후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