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들의 울분… “음주운전은 살인행위와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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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죽은 공간에서도 달려야 하니까요.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죠."
현장을 찾은 또 다른 배달 노동자 김모(58) 씨는 "특히 새벽에 차선 유지를 못 하거나 규정 속도를 위반하고 빠르게 달려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자주 본다"며 "나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과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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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추모 임시분향소 마련
최근 잇단 사고에도 처벌 약해
“엄중한 처벌로 사회에 경종을”
라이더 산재 3년새 7.2배 급증
“동료가 죽은 공간에서도 달려야 하니까요.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죠….”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거리에는 지난 3일 만취한 운전자의 벤츠 차량에 치여 사망한 배달 노동자 A(54) 씨를 추모하기 위한 임시 분향소가 마련돼 있었다. 사고 당시 A 씨가 착용했던 헬멧과 동료들이 보낸 근조화환, A 씨의 명복을 기리기 위한 소주병과 잔들이 놓여 있었다. 배달을 하고 돌아가던 중 잠시 들렀다는 배달 노동자 B(46) 씨는 “또래기도 하고, 음주운전 조심하라는 가족들의 걱정을 평소 많이 들어왔기에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B 씨는 “음주운전이라는 게 우리가 조심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우리 입장에서는 헬멧을 눌러쓰는 게 최선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또 다른 배달 노동자 김모(58) 씨는 “특히 새벽에 차선 유지를 못 하거나 규정 속도를 위반하고 빠르게 달려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자주 본다”며 “나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과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배달 노동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고무줄 같은 양형을 바로잡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달 기사로 일하고 있는 전성배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장은 “재판부는 음주운전 가해자를 반성문 100장을 썼다는 이유로, 직업이 좋다는 이유 등으로 선처하고 뺑소니 가해자도 봐주고 있다”며 “배달 노동자에게 음주운전은 살인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전 지부장은 “이번 사건이 사회의 경종을 울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월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는 인천 서구 원당동에서 음주운전으로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의사 C(42)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석방해 논란이 됐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배달 노동자의 사망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시에서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던 군인이 몰던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같은 해 4월에는 경기 하남시에서 음식을 배달하던 5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배달 노동자의 산재 승인 건도 매년 급증 추세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음식 배달 노동자 산재 승인은 2019년 537건에서 2022년 3879건으로 3년 새 7.2배 증가했다.
글·사진=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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