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배제' 김성태 "암처럼 퍼진 핵관들이 설계"…박성민 지목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강서을 예비후보인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7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부적격 대상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특히 이번 결정의 주체로 '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관계자)들', 구체적으로 박성민 의원을 공개 지목하며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공천을 원천 배제한다는 공천 룰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아 설계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이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치적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죄인이다. 당은 또 다시 저를 버리려 하고 있다"며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되찾아왔지만 당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이런 참담한 결과로 되돌아 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당을 원망하지 않는다. 대통령을 원망하지도 않는다"며 "오늘의 이 참담한 결과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우리 당을 모리배 패거리 정당으로 물들이고 있는 '핵관'들이 누구인지도 저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김성태를 눈엣가시로 여겨왔던 것처럼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핵관들은 김성태를 견제해왔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김성태 때문에 참패했나. 핵관들이 지도부로 치러낸 선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녀 부정채용 청탁 혐의를 정면 부인하며 "저 김성태는 '채용비리범'이 아니다. 하늘에 맹세코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탈탈 털었던 검찰 수사에서도 '직권남용, 업무방해'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공소장 그 어디에도 '김성태가 채용을 청탁했다'는 사실은 단 한마디도 적시되지 않았다"며 "정치보복의 함정에 빠진 것이 공천 부적격 사유라면 삼청교육대 출신 '핵관'은 공천 적격 사유라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받아들였다. 우리당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앞선 21대 총선에서도 저는 기꺼이 '1호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저는 기꺼이 '백의종군'을 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관들은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해서조차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며 "저는 또 다시 여기에서 물러나지만 저는 결단코 싸울 것이다. 이 정권이 어떻게 세운 정권인데 핵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게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미 강서을을 기웃거리던 배은망덕한 노총 후배 박대수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컷오프'를 운운하고 다녔다"며 "이렇다 할 통찰력도 없는 박대수가 사전계략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짜고 치는 공천기획설'에 대해 해명하고 그 전모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선거는 무엇보다 당선을 목표로 하는 게임인데 서울 강서 지역에서 우리당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며 "이 지역에서 김성태 보다 경쟁력 있는 대안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이 해명되지 않고서는 이 공천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제 정치적 결단은 우리 당에 달려있다. 저의 질문에 답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공천이 표적 맞춤형 공천시스템을 설계하니 그걸 누가 믿나"라며 "박성민 의원을 비롯한 대통령 측근이라고 자처하는 인사들이 자신들 입맛에 맞는 공천구도를 만들고 설계했다. 공관위 3차 회의 안에 들어있지 않았던 기준을 특사된 사람도 원천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반영한 인사가 핵관 인사"라고 주장했다.
공관위에 들어간 핵관이 이철규 의원이냐는 질문엔 "부인하지 않겠다"고 인정했다. 박대수 후보가 박성민 측 인사란 근거를 묻자 "본인이 얘기했다. 박성민 의원이 우리 공관위 핵심 인사를 통해 김성태를 컷오프시키고 박대수를 공천해야 한다고 했다는 전화를 받았던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는 당의 납득할 만한 답변이 오지 않으면 탈당하느냐는 질문엔 "정치적 소신과 결심을 밝히겠다. 구체적 내용은 이자리에서 언급하지 않겠다"며 "최소한 공천면접 전엔 답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원내대표는 여권의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강서을에서 제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20대 총선에서 김 전 원내대표에게 패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가 불출마한 21대 총선에서 강서을에 입성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8월 강서을 당협위원장으로 다시 임명돼 총선을 준비해왔다. 서울 강서을엔 초선 비례대표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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