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모호법 위반 5년간 2335건…처벌 7%뿐"

직장갑질119 2019~2023년 노동부 신고 처리 현황 분석
출산휴가 과태료 부과 5년간 1건…7%만 처벌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5년간 고용노동부에 임신·출산·육아 관련 법 위반으로 접수된 사건이 모두 2300여건에 달했지만, 이 중 기소되거나 과태료가 부과된 사건은 159건(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을 통해 지난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모성보호 제도 관련 신고 처리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5년간 고용노동부에 임신·출산·육아 관련 4대 법(출산휴가, 해고금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위반으로 접수된 사건은 총 2335건이었다.

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지거나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는 159건으로 전체의 6.8%에 그쳤다.

임신 중인 근로자의 시간 외 근로를 금지하는 등 임산부 보호 의무를 규정하는 근로기준법 제74조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을 규정하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 3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5년간 5건이었다.

이에 반해 진정을 제기했으나, '기타종결' 처리된 건수는 1984건으로 전체의 84.9%였다. 기타종결 사유는 ▲2회 불출석 ▲신고의사 없음 ▲법 위반 없음 ▲취하 ▲각하 등을 포함한다.

직장갑질119는 높은 기타종결 비율에 대해 "아이를 낳아 키우는 노동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법 위반 신고를 하기 어렵고, 설령 신고를 한다고 해도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취하하지 않고 사건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반 항목별로 보면, 근로기준법 제74조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사건은 5년간 394건이었다. 이 중 처벌이 이뤄진 사례는 기소 45건, 과태료 1건으로 모두 46건(11.6%)이었다. 신고 사건의 80.2%는 기타종결 처리됐다.

사용자가 출산 전후 여성을 휴업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해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2항 위반 신고 건수는 5년간 690건이었다. 이 중 법 위반이 인정 사례는 10.1%(70건)였다. 신고사건의 85.6%는 기타종결 처리됐다.

육아휴직과 관련된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위반으로 접수된 사건은 5년간 1078건이었고 이 중 기소된 건은 38건(3.5%)이었다.

같은 법 19조 2, 3항 위반으로 인한 신고 접수는 173건이었다. 이 중 기소되거나(제19조의3) 과태료(제19조의2)가 부과된 건은 총 5건, 2.8%에 불과했다. 신고사건 10건 중 9건(89%)은 기타종결 처리됐다.

권호현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임신, 육아 중인 노동자는 아이에게 악영향이 있을까 노동청 진정이나 고소를 꺼린다"며 "더는 견디기 힘들 때 어려운 결단으로 신고하는 것인데, 이번에 확인된 고용노동부의 관련 법 집행 통계는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여성 노동자가 승진하려면 '결혼·임신·출산'을 포기해야 한다는 문화가 대기업에서조차 아직 횡행한다"며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청으로서 적극적으로 수사와 감독 역할을 수행하고 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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