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전역 번진 농민 시위에… 친환경 정책 한발 빼는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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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가보다 엄격한 친환경 규제책을 자랑하던 유럽연합(EU)이 2040년 기후목표치에서 농업 분야의 이행 목표만 삭제했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친환경 정책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EU 집행위가 이날 돌연 농업 친화 정책을 발표한 것은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농민들의 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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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목표치서 농업분야만 삭제
친환경기금 방산 투자 목소리도
다른 국가보다 엄격한 친환경 규제책을 자랑하던 유럽연합(EU)이 2040년 기후목표치에서 농업 분야의 이행 목표만 삭제했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친환경 정책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러시아발 안보적 위기에 친환경 기금을 방위산업에 투입하자는 요구도 나오고 있어 유럽의 친환경 정책 기조가 더욱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6일 발표한 2040년 기후 중간목표 관련 통신문에서 2040년까지 EU 전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번 기후목표치에서 강행 의사를 밝혀온 농업용 살충제 감축 의무화 법안이 폐기되는 등 사실상 농업 분야의 감축 목표치는 통째로 삭제됐다.
웝크 훅스트라 EU 기후담당 집행위원은 이와 관련, “시민 대다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하지만, 자신들의 생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가 이날 돌연 농업 친화 정책을 발표한 것은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농민들의 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최근 프랑스, 독일 등 각지 농민들은 EU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저가 수입 농산물 급증에 항의하며 트랙터를 몰고 거리를 봉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유럽의회 선거를 4개월 앞두고 이러한 농민들에게 편승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유럽 극우정당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사업에 대한 신규 자금(100억 유로·약 14조2790억 원) 할당도 회원국들의 반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WSJ는 EU 회원국들이 현재 해당 기금을 15억 유로로 줄이고 나머지를 방위산업에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유럽 각국의 무기고가 비어가고 있는 상황 타개가 시급한 때문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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