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생이 일냈다, 바퀴벌레남 등장에 환호한 회사[중국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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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수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를 통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행사 기획자 장씨는 "연차총회를 위해 보다 편안하고 흥미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를 바랐다"며 "편안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더 잘 드러내고 회사의 따뜻함과 보살핌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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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차지한 ‘오늘의 최고 못생긴 옷’ 상금 180만원대 수령
‘링링허우’로 불리는 20대 젊은 직원이 행사 기획해 호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수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를 통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춘절을 앞둔 2월초 중국 후난성 창사 지역의 어느 한 회사에서 연차총회가 열렸다. 정장을 차려입은 엄숙한 표정의 회사원들이 가득 차 있을 줄 알았는데 회의장은 예상과 너무 달랐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형형색색의 가발과 옷을 입은 직원들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바퀴벌레나 재물의 신 같은 특이한 분장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가 진행되면서 한 명씩 무대로 나와 공연을 펼칠 때마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웃음이 터졌다. 분장을 한 사람들은 모두 자유롭게 어울리며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 회사가 주최한 연차총회는 일반적인 회사와 다르게 ‘못생긴 옷 공모전’ 형태로 열렸다. 누가 가장 ‘못난이’이를 겨루는 행사였던 것이다. 네모난 선글라스에 빨간색의 가발을 차고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있던 한 직원이 1위를 차지했는데 상금으로 1만위안(약 185만원)을 받았다.
1위에 오른 직원은 “이런 못난 옷차림이 너무 과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 회사가 과감한 행동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 같다”며 “정말 재미있는 행사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기획자는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링링허우’(00后) 세대 직원이다. 중국에서는 세대를 지칭할 때 지유링허우(90년대생), 빠링허우(80년대생) 등으로 말하는데 2000년대 이후, 즉 20대 직원이 이번 기괴하고도 웃긴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행사 기획자 장씨는 “연차총회를 위해 보다 편안하고 흥미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를 바랐다”며 “편안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더 잘 드러내고 회사의 따뜻함과 보살핌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회사의 행사 소식이 온라인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가 좋은 회사에 가고 싶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링링허우가 연차총회를 준비하면 전통을 깨는 이 같은 ‘미친’ 짓을 할 수 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직장에서 2000년대생들의 새로운 모습을 포착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전통적이고 경직된 직장 문화에 만족하지 않고 창의력을 통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새로운 문화를 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에서도 과거 ‘90년생이 온다’에 이어 최근 ‘2000년생이 온다’라는 책 출간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일명 MZ세대(1980년대부터 2010년 정도까지 세대를 이르는 말이지만 사실상 20~30대를 지칭한다)로 분류되는 젊은층의 사회 유입에 따른 변화에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직된 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한편 중국의 한 기업 HR보고서에 의하면 기업 임원의 80% 이상은 다채로운 기업 문화 활동이 긍정적인 기업 분위기를 높이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응답했다. 직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재미있을 뿐 아니라 동기를 부여하며 소속감을 키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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