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횡령·배임' 백광산업 전 대표 1심서 실형..."금고서 돈 꺼내듯 횡령"

2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성훈 전 백광산업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외부감사법·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대표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분식회계 공범으로 지목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회계 담당 임원 박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회사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트래펑' 제조사로 이름을 알린 백광산업의 김성훈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재판부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대주주로서 회사자금을 방만하게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허위 재무제표를 쓰거나 공시를 거짓으로 작성했다”며 “횡령·배임이 장기간 이뤄지고 금액이 200억원에 달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금고에서 돈을 꺼내쓰듯 회사자금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며 횡령·배임이 일상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2010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총 229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대표는 회사 자금 약 169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개인 신용카드 대금, 증여세 납부 등에 사용하고 가족의 여행 항공권이나 숙박비 등 경비 약 20억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를 받았다. 또 개인 주거지의 가구 비용이나 배우자 개인 운전기사 급여, 자녀 유학비, 골프·콘도 회원권 구매에 쓰기 위하 회삿돈 약 4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있다.

김 전 대표는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인출된 회삿돈을 특수관계회사에 대한 대여금으로 허위 계상하는 등 거짓 공시를 한 혐의도 받는다. 또 백광산업 외부감사인에게 허위 내용의 ‘채권채무 잔액 조회서’를 회신하도록 지시해 회계감사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백광산업은 배수관 세척제 ‘트래펑’ 제조사다. 김 전 대표는 회사 지분 22.6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검찰 수사 진행 중이던 작년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