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확산 불러"…'경찰 추락사' 환각파티 주범들 실형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단지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한 '집단 마약' 의혹 모임의 피의자 3명이 11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3.9.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직 경찰관이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뒤 추락사한 사건 당시 '집단 마약 모임'을 주도한 2명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배성중)는 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이모씨(32)와 정모씨(46)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약물 중독 재활 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소위 마약 파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 사건 모임을 주최했고 20여 명이 모인 참석자들에게 다양한 마약류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투약하기도 했다"며 "피고인들은 실제로 마약류 확산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밝혔다.

이씨와 정씨는 지난해 8월26일 숨진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이 포함된 마약 투약 모임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서울 용산구 정씨의 집에서 열린 생일파티에 지인 20여명을 초대해 이씨가 구해 온 엑스터시, 케타민과 플루오르-2-오소(Oxo) 피시이(PCE), 4-메틸메스케치논 등 신종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마약류를 구매해 모임 참여자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정씨는 마약류를 투약할 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앞선 재판에서 이씨는 신종 마약을 구매·제공하고 실제로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구매한 마약류에 신종 마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환각을 위해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보고 실형을 선고했다. 실제 이씨와 정씨의 소변 감정에서 신종 마약이 검출됐다. 정씨는 과거 동종 범죄를 저질렀지만 다시 마약을 투약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외에도 재판부는 해당 모임을 주최한 김모씨(32)와 마약 범죄로 집행 유예받았으나 재차 범행한 정모씨(40)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40시간의 약물 중독 재활 프로그램의 이수를 명령했다. 단순 투약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재차 기소된 집단 마약 모임 주도자 이씨에게는 징역 4개월이 추가로 선고됐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