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 황의조, 튀르키예로 임대 이적 "김민재와 얘기했다…어려운 곳이라 들어"

맹봉주 기자 2024. 2. 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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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프로축구 알란야스포르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알란야스포츠에서 2023-24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알란야스포르
▲ 튀르키예 프로축구 알란야스포르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알란야스포츠에서 2023-24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알란야스포르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또 무대를 옮겼다. 황의조가 튀르키예로 갔다.

튀르키예 프로축구 팀 알란야스포르는 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임대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까지다. 올 시즌이 끝나면 원 소속 팀인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황의조는 "알란야스포르 회장님을 시작으로 내게 관심 가져 준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 내가 온 첫 날부터 모든 사람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줬다. 경기장에서든 훈련장에서든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고 팀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루빨리 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김민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지만 김민재는 과거 튀르키예에서 1시즌 뛴 적이 있다. 지난 2021-22시즌 중국 베이징궈안을 떠나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김민재는 유럽 진출 첫해부터 페네르바체에서 튀르키예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한 뒤 2022-23시즌 세리에A 나폴리를 거쳐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다. 2023 발롱도르 순위에서 중앙 수비수 중 가장 높은 22위에 선정되며 튀르키예 리그가 배출한 자랑으로 꼽힌다.

황의조는 김민재에게 튀르키예 축구에 대해서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최근은 아니지만 이전에 대화를 나눴다. (김민재는)튀르키예 리그는 매우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고 좋은 리그라고 말했다"며 "이 리그에서 경쟁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일란야스포르는 황의조를 환영했다. 오래 전부터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였다고 강조했다. 황의조 입단식에 참석한 하산 차부쇼을루 알란야스포르 회장은 "황의조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 스카우터가 황의조를 뒤쫓았다. 2년 전에 황의조 이적을 추진했지만 너무 많은 돈이 들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행운을 빈다"고 기뻐했다.

▲ 튀르키예 프로축구 알란야스포르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알란야스포츠에서 2023-24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알란야스포르

이번 계약으로 황의조는 유럽 진출 이후 프랑스, 그리스, 영국에 이어 튀르키예 리그까지 밟게 됐다. 황의조의 튀르키예 이적은 하루 전부터 알려졌다. 유럽 현지에서 보도들이 쏟아진 탓이다. '디 애슬레틱'은 5일 "노팅엄 포레스트의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튀르키예의 알란야스포르로 임대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에서 임대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황의조를 팀 미래에 포함하지 않았다. 황의조는 2022년 보르도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한 뒤 한 번도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으로 출전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의조 거취에 대한 최종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황의조의 튀르키예행은 거의 확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황의조의 튀르키예 이적을 확인했다. "알란야스포르가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황의조를 임대하기로 합의했다. 거래는 끝났다"라며 "임대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효하다. 완전 이적 옵션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고 알렸다.

튀르키예 이적 전에는 프랑스 리그앙 복귀설도 돌았다. 프랑스 언론 '레퀴프'는 지난 1일 몽펠리에가 공격진 보강을 위해 얀 카라모(토리노)와 황의조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몽펠리에는 이번 시즌 주전 공격수로 임대로 데려온 켈빈 예보아를 기용하고 있지만 리그앙 13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고민 끝에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대 계약을 끝낸 몽펠리에는 새로운 공격수를 찾다 황의조를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몽펠리에 이적은 무산됐다.

황의조는 이번 시즌 도중 임대 신분으로 뛰던 노리치 시티와 계약 해지했다. 노리치 시티는 지난달 1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황의조와 임대 계약을 종료했다. 그는 9월에 합류해서 지금까지 18경기 3골을 넣었다"고 밝혔다. 왜 임대 기간 도중에 계약이 종료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이로써 황의조는 원 소속 팀인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갔다. 프리미어리그 2부리그인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갔다. 하지만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자리가 없었다. 애초에 뛸 기회가 없어 임대로 노리치 시티로 간 것이었다. 그런데 노리치 시티에서도 내쳐진 것이다.

그동안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에서 활약상이 좋았다. 버밍엄시티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1도움을 적립하며 경쟁력을 보였고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후 17라운드 퀸즈파크레인저스(QPR), 왓포드에 연속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노리치 시티 와그너 감독 신뢰까지 받으며 잉글랜드 무대에서 경기력을 입증했다. 와그너 감독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전 득점 이후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증명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다. 프로페셔널하고 경기를 잘 이해한다. 황의조는 이런 점을 그라운드 위에서 70분 동안 증명했다"라고 칭찬했다.

▲ 튀르키예 프로축구 알란야스포르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알란야스포츠에서 2023-24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알란야스포르

한국 대표팀에서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떠나고 지휘봉을 잡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신뢰를 받으며 꾸준히 차출됐다.

그런데 사생활 문제가 터졌다. 6월 중 온라인상에 황의조를 저격한 한 여성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 중심에 섰다. 황의조 성관계 영상이 온라인상에 급격하게 퍼지자 영상은 삭제됐지만, 황의조 측은 해당 영상 유포자를 정보통신만법 위반과 협박 등 혐의로 법적인 처벌을 요구했다.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서에 갔지만 9월경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황의조에게 불법 촬영 혐의를 물었다. 온라인상에 유포된 영상이 불법 촬영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황의조 법률대리인 대환은 "2022년 그리스에서 분실된 황의조 개인 휴대폰에 담겼던 영상이다. 황의조의 지극하게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한 것이었다. 과거 황의조와 교제했던 여성들 모습이 있었지만 분명한 건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다. 애초에 이 사건은 유출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다. 황의조는 관련 영상을 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피해자 A씨 측이 황의조 측 대리인 주장에 전면 반박하며 논란이 커졌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황의조와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다. 싫다는 의사를 보였고 삭제를 요청했다.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있었지만 황의조가 모두 무시했다. 촬영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는 깊은 고심 끝에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 황의조의 불법 촬영을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법정 다툼을 하면서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황의조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A매치에 출전하자 국가대표 자격 논란까지 퍼졌다. 범죄 혐의가 있는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줄 수 있냐는 여론이었다.

처음 불법 촬영 혐의 사건이 터졌을 때만 해도 황의조는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중국 선전 유나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이는데. 이 경기에서 황의조는 후반 27분 조규성을 대신해 교체 투입으로 뛰었다.

경기가 끝나자 비판 여론이 거셌다. 대한축구협회 운영 규정에 따르면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고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된 점을 들어, 일부 축구 팬은 논란 속 황의조가 국가대표팀에서 뛰어도 되냐는 목소리를 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를 감쌌다. "황의조가 한국에서 논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진 진해 중인 사안일 뿐이다. 당장 문제가 있고, 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확실한 무언가 밝혀지기 전까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 나도 40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여러 추측이 제기된 상황에 맞닥뜨렸다. 명확한 사실이 나오지 전까지, 황의조가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른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앞세웠다. "명확하게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다"라며 아시안컵 선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무죄 추정 원칙을 고수하며 황의조를 감쌌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 차출을 두고 긴 회의에 들어갔다. 한 시간 반이 넘는 긴 회의 끝에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련 혐의가 제대로 판결나기 전까지 차출을 보류하겠단 입장이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대한축구협회 결정을 수긍했고 황의조 없이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비난 여론에 손을 든 셈이다. 축구국가대표 운영규정 제6조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트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황의조가 일으킨 논란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의 명예 실추라는 점에서 축구협회에 고민을 안겼다. 17조 징계 및 결격사유 징계 대상 상정에서는 고의로 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한 자나 대표팀의 운영 규정 위반 또는 훈련 규범을 지키지 아니한 자로 명시되어 있다.

관련 혐의는 영국까지 퍼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를 포함한 매체들이 황의조의 불법 촬영 혐의를 조명했다. 와그너 감독에게도 황의조 질문이 있었지만 "사적인 일은 잘 알지 못한다"면서 "구단, 황의조, 황의조 대리인이 해결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영국 노리치 지역 매체인 '이스턴 데일리 프레스'는 황의조가 노리치 시티에서 뛰던 시절 "노리티 시티 공격수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그에겐 불법 촬영 혐의가 있다"고 알렸다. 이어 "성관계 동영상이 유출됐고, 상대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의조는 부인하고 있다. 노리치 시티는 임대 기간 동안 황의조를 뛰게 할 것이다. 구단은 그의 혐의와 조사 사실을 알고 있다. 앞으로 더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황의조는 그라운드 위에서 제대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두 경기 연속골로 신뢰를 받았지만 햄스트링 부상에 신음했다. 햄스트링을 회복한 이후 돌아온 23라운드 허더스필드전에서도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26라운드까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한때 한국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에서 이젠 비난 여론의 한가운데에 섰다. 추락이 가파르다. 2018년만 하더라도 황의조의 주가는 뜨거웠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커리어 전환점을 맞았다. 김학범 감독이 황의조를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데려갔고 압도적인 결정력을 보였다. 연령별 대회라는 건 있었지만 위기의 순간에 탁월한 결정력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큰 공을 세웠다.

아시안게임 이후 벤투 감독 눈에도 들었다. 왕성한 활동량에 톱 클래스 위치 선정, 원샷 원킬 결정력으로 대표팀 9번 공격수 자리를 독차지했다. 겹경사 맹활약에 유럽5대리그 플아그 리그앙 팀 러브콜이 왔고 2019년 여름 보르도로 전격 이적했다.

보르도 초장기엔 팀 플랜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정통 9번 스트라이커인 황의조를 윙어에 배치해 활용했다.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간헐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지만 황의조 몸에 딱 맞는 옷이 아니었다.

주포지션이 아니었지만 황의조는 데뷔 시즌에 24경기 6골 2도움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2020-21시즌에 본래 포지션인 9번 자리에 위치했고 유럽5대리그에서도 결정력을 만개했다. 2라운드 앙제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 적립을 예열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극찬도 쏟아졌다.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마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스트라이커다. 공격수지만 상당히 이타적이다. 많은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헌신하는 선수다. 어떤 위치에서든 쉼 없이 달린다. 골문 앞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도 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는 젊은 선수다. 개인적으로 유니폼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뛰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어설픈 실수를 보이기도 하지만, 천재적인 득점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카바니처럼 헌신적"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바리에르가 언급한 카바니는 2013년 파리 생제르맹 이적 이후 202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기 전까지 프랑스 리그앙 200경기 138골 20도움으로 톱 클래스 공격 능력을 보인 바 있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리그앙 32경기 11골 2도움으로 펄펄 날았지만 더는 머물 수 없었다. 심각한 팀 부진에 2부리그 강등을 겪었고 황의조도 프랑스를 떠나 더 큰 물에서 도전하고 싶었다. 두 시즌 동안 보여준 경기력에 리그앙 상위권 팀이 영입 제안을 보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도전하고 싶었다.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노팅엄 포레스트와 합의해 커리어 다음 스텝을 밟았다.

하지만 노팅엄 포레스트 제안은 황의조에게 썩 만족스럽진 않았다. 노팅엄 포레스트에 입단한 이후 곧바로 그리스 팀 올림피아코스로 1년 임대를 떠나야 했다. 당시 황인범이 뛰고 있는 팀이었지만 선임대 후이적이란 조건을 짚어보면, 노팅엄 포레스트가 100% 원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 기간은 3년이었기에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꿈꾸며 제안을 수락했다. 유럽5대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였기에 한 단계 아래 리그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눈앞에 둔 상황이라 오히려 황의조에게 득이 될 수도 있었다.

예상과 달리 올림피아코스 임대 이적 이후 커리어가 꼬였다. 감독들이 연달아 경질되고 바뀌는 경우도 있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리스 리그에서 단 5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초반이었고 9라운드 이후 명단조차 들지 못했다. 유로파리그 G조 조별리그에서 뛰었던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떨어진 감각에 월드컵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H조 조별리그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 선발로 뛰었지만 예전만한 결정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부터 조규성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고 벤치에서 출전을 기다려야 했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두 번째 원정 16강에 들었지만, 월드컵이 끝나고 황의조는 답답했다. 겨울 이적 시장에 다른 팀으로 임대를 모색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한 대륙에서 3개 팀에서 뛸 수 없었다. 노팅엄 포레스트 이적 전에 보르도에서 잠깐 뛰었던 터라 FIFA 규정에 걸렸다. 결국 FC서울 6개월 단기 임대로 경기 감각 회복을 조준했다.

FC서울에서 뛴 이후 2023-24시즌 프리시즌을 위해 노팅엄 포레스트에 돌아갔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면서 꿈을 이룰 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팀 플랜에 없었다. 프리시즌에서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로 활약한 이후 챔피언십(2부리그) 팀 노리치 시티로 임대됐다.

황의조는 꾸준하게 유럽 무대에서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보르도 시절 폭발력이 상당했다. 스트라이커로 주로 뛰었던 황의조는 보르도에 입단하고 윙어로 뛰는 고충을 이겨냈다. 워낙 슈팅에 감각이 좋고, 감아차는 스킬이 빼어나 측면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며 시도하는 양발 대포가 곧잘 골로 이어졌다. 몸에 딱 맞는 옷이 아니어도 기량을 입증한 황의조는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황의조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프랑스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마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스트라이커다. 공격수지만 상당히 이타적이다. 많은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헌신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리에르는 "황의조는 어떤 위치에서든 쉼 없이 달린다. 골문 앞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도 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기도 한다"며 "개인적으로 유니폼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뛰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어설픈 실수를 보이기도 하지만, 천재적인 면모도 엿보인다"라고 했다.

프랑스 리그앙은 아직도 황의조를 기억한다. 그만큼 활약이 대단했다. 프랑스 리그앙은 1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 축구계를 빛낸 스타를 조명했다.

유럽과 남미는 여름에 대륙컵이 열리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는 1월에 대륙컵이 개최된다. 리그앙 사무국은 1월 12일부터 카타르 일대에서 열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프랑스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들과 접점을 만들었다.

프랑스 리그앙은 “AFCON(아프리카 컵 오브 네이션스-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큰 화제를 모을 수 있지만 이번 달에 열리는 유일한 대륙컵이 아니다. 리그앙을 빛낸 아시아 축구계 스타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아프리카 축구의 영향력이 커 리그앙에서만 거의 60여명 선수들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한다. 하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아시안컵이 있다. 아시아 대륙 토너먼트로 24개 팀이 우승을 놓고 싸운다. 리그앙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데 역대 프랑스 리그에서 감명을 준 선수들이 있다”라고 알렸다.

이어 프랑스 리그앙이 선정한 5인 중 황의조가 있었다. 리그앙 사무국은 “황의조는 지롱댕 보르도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뛰었다. 데뷔 시즌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 루이 카세트 감독 아래에서 성실하게 뛰었다. 팀이 강등권 싸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공격수로 자리했다. 2023 아시안컵엔 소집되지 않았지만 한국의 중요한 공격수다. 현재는 영국에서 뛰고 있다”라고 알렸다.

프랑스 리그앙 사무국 평가처럼 보르도 초반엔 팀 플랜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장점을 확실하게 발휘할 수 있는 9번 자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유럽5대리그에서 살아남고자 최선을 다했고 윙어에서도 24경기 6골 2도움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두 번째 시즌엔 윙어에서 뛰다가 9번 자리로 돌아왔다. 황의조에게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맡기자 펄펄 날았다. 2라운드 앙제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 적립을 예열하더니 15라운드 생테티엔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21라운드 앙제와 홈 경기에서 시즌 첫 멀티골을 기록, 두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보였고 36경기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골에 성공했다.

보르도 9번 자리에서 입지를 다진 황의조는 다음 시즌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에선 프랑스 리그앙 입성 첫 해트트릭까지 폭발하며 팀 핵심 공격수로 도약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에딘손 카바니처럼 뛴다. 최전방 공격수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를 즐긴다. 활동량까지 많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팀을 위해 헌신한다. 어떤 위치에서든 쉼 없이 뛴다. 간혹 골문 앞에서 결정력이 떨어지긴해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득점 페이스“라고 칭찬했다.

해당 시즌 리그앙 32경기 11골 2도움을 기록했지만 보르도와 동행을 이어가지 않았다. 황의조 맹활약에도 팀은 부진했고 2부리그로 떨어졌다. 이후 스트라스부르, 스타드 렌 등 리그앙 팀 러브콜이 있었지만 승격 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떠나 프리미어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프랑스 리그앙은 아시아 축구 스타로 박주영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38세에도 여전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AS모나코에서 뛴 박주영은 큰 인상을 줬다. AS모나코가 2009-10시즌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 결승전에 오르는 데 힘을 더했다. 종종 부상에 신음했지만 컨디션이 좋을 땐 정기적으로 득점했다“라고 짚었다.

호주 출신 로비 슬레이터도 있었다. 프랑스 리그앙은 ”프랑스에서 뛴 최초의 호주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꽤 순탄한 커리어를 이어갔다.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하기 전까지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오세아니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알렸다.

이후 두 명의 일본 선수를 조명했다. 올림피크 마르세유에서 뛰었던 히로키 사카이(2016년~2021년)를 떠올리며 ”정말 다재다능한 풀백이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엔 불참했지만 커리어 동안 마르세유에서 맹활약했다. 거의 200경기 이상 뛰었고 팀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는데 날개를 달았다. 2018-19시즌엔 마르세유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FC메츠(2016년~2018년)와 스트라스부르(2018~2023년)에서 뛴 엔지 가와시마에게는 ”리그앙에서 백업 자원이었다. 커리어 말년에는 마츠 셀스, 토마스 디딜론과 같은 선수들의 뒤를 받쳤다. 프랑스 리그앙 60경기 출전에 성공한 가와시마였다. 일본 대표팀에선 2019년 아시안컵을 포함해 100경기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일본 대표팀에선 정말 중요한 선수였다“라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보르도를 떠나고 나서부턴 내리막길이다. 개인적인 사생활 문제와 범죄 혐의까지 터지며 선수생명 위기에 처했다.

최근까지도 황의조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5일 황의조를 한 차례 더 소환해 불법 촬영 혐의에 관한 조사를 했다. 지난 12일 경찰에 소환해 10시간 가량 수사를 진행한 뒤 불과 사흘(3일) 만에 출석을 요구한 것이다.

황의조는 현재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측은 동의하지 않은 불법 촬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황의조는 촬영 사실은 인정했으나 불법 촬영을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황의조 측은 휴대전화를 서로가 잘 보이는 곳에 뒀고, 피해 여성도 촬영 사실을 분명히 인지한 점이 명시적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영상 중 피해자가 촬영한 영상도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는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게재된 황의조를 둘러싼 폭로 영상이 발단이 됐다. 황의조 측은 사생활 유출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의조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불법으로 촬영한 부분에 의혹을 품었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과 여성들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파생한 사건에서 황의조가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했다는 혐의다.

진실공방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관련 영상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된 황의조 개인 휴대전화에 담겼던 것이다. 과거 황의조와 교체했던 여성의 모습이 담겼으나 분명한 건 연인 사이의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의조는 현재 영상을 소지하지도, 유출한 사실도 없다. 영상뿐만 아니라 지인들과 나눴던 사적인 대화까지 협박에 이용되고 있다.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시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다짐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과거 연인에 대해서도 황의조는 깊은 유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의조 입장에 피해자 여성 측이 반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다. 싫다는 의사를 밝혔고 촬영 직후 삭제를 요청했다.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계속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고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의조가 6월 말 피해자에게 연락을 했다.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유포자를 고소해달라'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당황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해자는 깊은 고심 끝에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 황의조의 불법 촬영을 정식으로 고소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사람이 친형수 A씨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A씨는 지난달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반포에 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사람이 친형수 A씨로 알려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의 혐의로 지난달 8일 구속기소 됐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이중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한다.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공소사실에 관여한 바가 없고 전혀 모르는 사실이냐"고 물었고, 변호인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A씨 역시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주장이 맞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이 사건에선 피해자의 사생활과 관계된 사항이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다”며 "가능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고려해달라"고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판 전부를 비공개로 진행할 생각은 없다"며 "증거조사 등 특별히 필요한 부분이 있어 미리 의견을 주면 비공개를 고려할 수는 있다"고 기각했다.

이날 재판엔 온라인에 게시된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여성 피해자의 변호인도 참석했다. 그는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을 묻는 재판부에 "피해자는 이 재판을 직접 볼 수 없는 만큼 신상에 관한 정보만 아니라면 공개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지 않는데, 피해자로선 어떤 영상이 또 유포돼 추가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도 못 하는 입장"이라며 "피고인의 엄벌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 튀르키예 프로축구 알란야스포르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알란야스포츠에서 2023-24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알란야스포르

유럽 내 황의조를 원하는 팀은 여전히 있다. 튀르키예로 이적도 이런 황의조의 인기를 보여준다. 다만 점점 더 유럽의 변방으로 밀려나가는 모양새다.

알란야스포르는 튀르키예 내에서도 인지도가 낮은 팀이다. 성적도 신통치 않다. 알란야스포르는 이번 시즌 터키 쉬페르리그에서 6승 9무 9패를 거둬 14위에 올라 있다. 황의조가 튀르키예에서도 반등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은 뛸 수 있는 팀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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