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비트코인 뜯은 고교생…法 "실리콘밸리 스타될 수도"

고교생 해커 A군(17)이 온라인 서점을 해킹해 무단 취득한 전자책을 텔레그램방에 배포하며 업체를 협박하는 모습. /사진=뉴스1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전자책을 해킹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A군(17)이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되자 검찰이 정식 형사재판 필요성을 이유로 항고했다. 법원은 "A군이 재능을 발휘해 '실리콘밸리의 스타'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동부지검 공판부는 A군(17)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기로 한 1심 재판부 결정에 지난 6일 항고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 피해액 등을 볼 때 죄질이 불량하고 계획범죄인 데다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법원 양형기준으로도 중형 선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공범 2명 모두에게 실형이 선고된 점 등에 비춰 정식 형사재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항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재능을 발휘해 우리가 익히 아는 실리콘밸리의 스타가 될 수도, 코인으로 인해 해외 떠돌이 신세가 되는 사람의 뒷길을 쫓아갈 수도 있다. 앞날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기회를 다시 준다"며 A군 사건을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

현행법상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의 범죄 사건은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수 있다. 소년부 판사는 심리를 마친 뒤 소년에게 보호 처분을 할 수 있다.

A군은 지난해 5월 알라딘의 전자책 약 5000권을 무단 취득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하는 한편 알라딘에 전자책 100만권을 추가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비트코인 약 0.3BTC와 현금 752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과 공모해 알라딘에서 갈취한 현금을 수거하고 세탁한 박모씨(31)와 정모씨(26)는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두 사람의 1심 판결에도 지난달 22일 항소를 제기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