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흉기 난동' 모방 10대 징역형… 檢·피고인 모두 항소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동경을 품고 모방 범죄를 저지르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에게 징역형이 내려졌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는 무관한 자료 사진. / 삽화=이미지투데이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동경해 모방범죄를 저지르려 한 10대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피고인 모두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10대 황모군에 대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1일 재판부는 황군에게 징역 단기 4년, 장기 6년을 선고했다. 황군은 선고 다음날인 지난 2일 항소했다.

황군은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중학생 2명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손가락을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군은 지난해 4월부터 살인을 목적으로 흉기와 둔기를 구매해 소지하고 있었다. 같은 해 7월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접한 황군은 "강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며 주범 조선을 동경했다. 황군은 조선을 모방하기 위해 경남 창원시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상경해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황군은 재판에서 아스퍼거증후군(자폐)과 조현병 증상을 이유로 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을 위협하려 했을 뿐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살인미수죄가 멋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소년범이어서 며칠이나 몇 개월 안에 풀려날 거라고 생각했다"며 "풀려나면 친구들에게 자랑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황군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재판부는 황군이 정신 병력 진단을 받은 적이 없음을 지적하며 "피고인이 주장한 심신미약은 의증일 뿐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황군이 피해자를 위협할 당시의 자세와 범행 도구 등을 봤을 때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의 심리적 충격이 크고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보다 엄중한 형이 선고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황군에게 징역 장기 9년, 단기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황군은 지난해 4월 말쯤 자신이 탑승한 택시의 운전사를 공격한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같은 해 7월에는 중학교 여학생을 따라가면서 레이저 포인트로 얼굴을 반복적으로 비췄다. 이 사건으로 황군은 폭행 혐의로 입건됐으나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 불기소됐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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