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1천원대로 '웹툰 몰아보기' 가능해졌다
완결 작품 20여편 일부 도입, 가격 차등 검토
장르 편중, 주 400편 피로감에 이용자 붙잡기
네이버웹툰이 일정기간 정해놓고 웹툰을 볼 수 있는 시간제 이용권을 내놨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몰아보기 1시간권'을 출시하고 18개의 완결 작품에 이를 적용했다. 네이버 웹툰은 그간 전자화폐인 '쿠키'로 웹툰을 편당 열람하거나 소장할 수 있도록 해왔다.
몰아보기의 가격은 현재 쿠키 10개로 정해졌다. 통상 쿠키 1개가 100~120원인 점을 고려하면 1천원 정도의 가격으로 1시간 한도 내에서 수십 화에서 이용자에 따라 수백 화까지 볼 수 있다.
몰아보기 요금제는 100화 이상 연재되거나 수백 화에 이르는 완결 작품을 보기 위해 편당 또는 전편을 결제하는 데 부담이 크고, 24시간마다 풀리는 무료 회차를 기다리는 데 한계가 있는 소극적·간헐적 웹툰 이용자를 위한 이용권이다.
현재 몰아보기 기능이 적용된 웹툰 중 569화로 완결된 '갓 오브 하이스쿨'의 경우 유료 회차를 모두 보려면 각 화당 쿠키 3개씩 들여 15만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몰아보기로 볼 경우 500여 화를 5일 간 100화씩 몰아봐도 5천원에 가능하다.
OTT 등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에서 화제가 된 드라마나 오리지널 시리즈, 시즌제 웹툰 등을 단기간 몰아보고 빠지는 일부 이용자 패턴 트렌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이 더 다양한 웹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에게, 다양한 작품을 더 많이, 더 자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플랫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몰아보기 기능이 적용된 웹툰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 '인생존망', '고수', '1을 줄게', '유미의 세포들', '전자오락수호대', '더 복서', '이번 생도 잘 부탁해', '갓 오브 하이스쿨', '키드갱', '피라미드 게임', '비즈니스 여친', '사냥개들', '반드시 해피엔딩', '달콤살벌한 부부', '하드캐리', '선배는 남자아이', '파란 거짓말' 등이다.
몰아보기를 구매할 경우 타이머와 함께 유료 회차 옆에 24시간마다 무료 이용권이 주어지는 표시로 초록색 시계 모양 대신 불꽃 아이콘이 뜬다. 작품 목록에서 남은 시간도 확인 가능하다.
네이버웹툰은 작가와 협의를 통해 작품별로 몰아보기 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이버웹툰의 이 같은 몰아보기 요금제 등장이 웹툰 시장의 고착화를 풀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인기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웹툰 산업이 5년째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엔데믹 이후 창작자들 수입은 경쟁 심화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3 웹툰 실태조사(사업체·작가)'에 따르면 2022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8290억 원으로 전년(1조 5660억 원)보다 2630억원(16.8%) 늘었다.
반면 작가의 연평균 수입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내내 연재한 웹툰 작가의 연 평균 수입은 984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30만원 줄었다. 최근 1년 이내 연재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수입은 전년 대비 2097만원 줄어든 6476만원이었다.
업계는 코로나19 관련 제한조치가 풀리면서 웹툰 이용자 수가 감소하고 웹툰업계 내 경쟁이 심화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1년간 2~3개월에 1회 이상 만화·웹툰 이용 경험 있는 이용자의 주 1회 이상 웹툰 이용률은 전년 대비 6.2% 감소한 62.8%에 그쳤다.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웹툰 이용자의 '주 1회 이상' 이용 비율은 2021년 66.9%에서 2022년 69%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62.8%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대(-7.2%)와 40대(-8.5%), 50대(-8.9%) 이용 비율 감소폭이 컸다.
거의 매일 웹툰을 본다고 답한 충성 독자 역시 지난해 24.7%에서 올해 20.4%까지 줄었다. 인기 장르에 편중되는 스토리라인과 웹툰 제작 스튜디오를 유사한 작품이 양산 되면서 다양성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메이저 플랫폼 기준 주간 400여 개에 달하는 작품이 쏟아지면서 실제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작품들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고착화 된 인기 순위 노출 방식도 장르 편중을 가속화 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웹툰업계는 인공지능(AI) 큐레이팅을 도입해 기존 플랫폼 내 순위 중심의 웹툰 나열에서 벗어나 이용자 취향을 공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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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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