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검찰, ‘돈 봉투 수수’ 이성만 무소속 의원 불구속 기소...윤관석 징역 2년엔 항소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7일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경선 캠프에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하고, 돈 봉투를 받은 혐의다. 검찰이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이날 이 의원을 정당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부평갑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 송영길 캠프 관계자에게 2회에 걸쳐 부외 선거자금 11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1년 4월 송 전 대표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서 윤관석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이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2021년 4월 28~29일 민주당 의원 약 20명이 윤 의원에게 300만원씩 든 돈 봉투를 받았다고 보고 있는데, 이중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 의원과 임종성·허종식 의원 등 3명 뿐이다. 검찰은 2021년 4월 28일 ‘송영길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 참여했던 의원 10명 중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7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이들은 “총선 뒤에 조사받겠다”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던 이 의원은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5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러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다. 이 의원은 인천 부평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한편 검찰은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강씨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1심 재판부에 항소를 제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정당 민주주의와 선거의 불가매수성 등 중대한 헌법상 가치를 훼손한 범행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면 선고형이 낮다고 판단했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는 지난달 31일 두 사람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선에 참여한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왜곡돼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위협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윤 의원에 대해선 “3선의 중진 의원으로 송영길 전 대표 지지 모임 좌장을 맡는 등 당내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어 누구보다 준법 선거를 수호할 책임이 있는데도 이를 저버리고 범행을 주도했다”며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윤 의원은 강씨 등 경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금품 제공을 요청하고, 300만원씩 담긴 돈봉투 20개(6000만원)를 두 차례에 걸쳐 받은 혐의를 받았다. 강씨는 경선 캠프의 실질적 조직총괄본부장 역할을 맡으면서 이성만 의원과 사업가 김모씨에게 각각 1000만원, 5000만원을 받아 현역 의원 및 지역본부장에게 줄 금품을 마련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다만 윤 의원이 민주당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이번 판결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