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총파업 동력 '전공의' 반발…벌써 '사직서 제출' 움직임도

천선휴 기자 2024. 2. 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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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장관, 수련병원장 간담회 열어 집단행동 단속
12일 대전협 총회 분수령…일선 병원 "특별 동향 없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하자마자 전공의들 단속에 뛰어들었다. 당장 내년도 대학입시에 2000명을 증원하고 2035년까지 총 1만명을 늘리겠다는 의대증원 발표에 의사들이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체 행동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설 연휴가 껴있는 데다 전문의 시험 일정이 겹쳐 있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대응 방안을 결정할 때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아침 전국의 수련병원장들과 함께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복지부는 의대 증원 발표가 있었던 전날 오후 수련병원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 증원 등에 반대하며 집단 행동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계 집단 행동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온라인 간담회 참석을 요청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안에 대해 발표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복지부는 의협과 대전협 등이 의대 증원 발표 강행시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엄포를 놓으면서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준비해왔다.

이에 따라 6일 의대 증원 발표 직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긴급 소집해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보건의료 위기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높아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 내고 이런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 수련병원장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그러지 않도록 만류를 좀 해달라고 당부하는 차원에서 간담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공의의 집단행동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전공의 파업 대응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또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투석실 등이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계 구축을 당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회의실에서 전공의 집단행동 대응을 위한 수련병원(기관) 병원장과 비대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024.2.7/뉴스1

조 장관이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수련병원장들을 모아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한 건 전공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전공의 등이 총파업에 돌입하면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를 명하고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로 맞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70여 명의 전공의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서 자발적으로 낸 사직서를 받아 모으자는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병원에선 20여명의 인턴 전원이 사직서를 작성해놓았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다만 아직 병원 측에 제출하거나 사의를 표명하는 등 행동에 나서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의료 현장에선 대전협의 결정 후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직서보다는 대전협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고 협의회에서 파업 결정이 나면 각 과별로 참여한 인원을 파악할 수 있게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금 나라는 시끄러운데 병원은 조용하고 전공의들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사직서 썼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아직 행동에 옮긴 건 없고 파업을 하든 뭘 한다고 해도 설 연휴 지나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C 대학병원 관계자도 "6일 저녁 전공의들이 대전협 결정에 동참하기로 의견 수렴을 했다"며 "그 외에는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D 대학병원 관계자도 "대전협에서 통보가 내려오면 따르더라도 회의하고 의견을 모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설 연휴 때는 안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의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파업 타이밍 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들의 말처럼 전공의들이 단체 행동에 들어서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가 껴 있는 데다 전공의들이 치르는 전문의 실기 시험이 지난 3일부터 시작돼 15일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파업에 돌입한다고 해도 전문의 시험이 끝난 뒤로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협은 오는 12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파업 여부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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