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왕세자 등판하나…찰스3세 암 투병에 '왕실 얼굴' 부상

황윤정 2024. 2. 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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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 계승 1순위 윌리엄 왕세자, 국왕 업무 대행 예상
암 진단 공개 두고 "추측만 양산" 지적도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윌리엄 왕세자(중간은 윌리엄 왕세자의 아들 조지 왕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왕위에 오른 지 1년 5개월 만에 암 진단을 받으면서 왕위 계승 1순위인 윌리엄 왕세자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왕실은 찰스 3세가 서류 업무 등 헌법상 주어진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고령(75세)인 데다 암 투병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후계자인 윌리엄 왕세자가 국왕의 일부 업무를 대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찰스 3세의 암 진단으로 윌리엄 왕세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면서 "윌리엄 왕세자가 이제 영국 왕실의 '얼굴'이 되는 임무를 맡게 됐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자와 찰스 3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복부 수술을 받은 뒤 가족을 돌봐온 윌리엄 왕세자는 찰스 3세의 암 진단 발표 후 왕실 업무에 즉시 복귀했다.

7일에는 왕실 공군 제복을 입고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 사람들에게 상과 메달을 수여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자선단체 연례 기금 모금 행사장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왕세자는 이 자리에서 영국민을 안심시키고 국왕의 쾌유를 기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후계자인 윌리엄 왕세자의 복귀는 왕실에 의해 면밀하게 연출된 발표(찰스 3세 암 진단)의 일부"라고 짚었다.

찰스 3세는 지난주 암 진단을 받은 뒤 윌리엄 왕세자 등 아들들과 형제들에게 먼저 이를 알렸다. 이후 왕실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영연방 국가 원수들에게 국왕의 암 진단 사실을 전했고 대중에게도 공개했다.

윌리엄 왕세자 가족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금발 머리와 수줍음 많은 성격 때문에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비를 떠올리게 하는 윌리엄 왕세자는 일반인인 미들턴 왕세자빈과 결혼한 뒤 인기가 치솟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자는 왕실 가족 중 가장 인기 있는 인물로 꼽힌다. 왕실과 불화 끝에 미국으로 이주한 동생 해리 왕자와 달리 착실히 왕실 업무를 수행해왔다.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왕실 구성원은 윌리엄 왕세자를 포함해 11명으로, 이들 중 절반 이상이 75세 이상 고령이다. 올해 41세인 윌리엄 왕세자는 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의 암 진단이 "사망(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 필립공), 스캔들(앤드루 왕자), 자진 망명(해리 왕자 부부), 다른 건강 문제(캐서린 왕세자빈)로 인해 위상이 약화된 왕실에 가해진 타격"이라면서 찰스 3세의 병환으로 "가장 큰 부담이 윌리엄 왕세자에게 돌아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지난해에만 425건의 왕실 행사에 참석했다.

해리 왕자 부부 [AP=연합뉴스. 자료화면]

해리 왕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배우 출신 메건 마클과 결혼한 해리 왕자는 왕실과 결별한 뒤 자서전 출간 등을 통해 왕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지만, 찰스 3세의 암 진단 소식을 듣고선 바로 영국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선 이번 왕실의 위기를 계기로 가족 간의 화해 가능성을 점치기도 하지만 해리 왕자가 이번에 가족을 데려오지도 않았고 어디에 머물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국왕의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한 방식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왕실은 찰스 3세가 추측을 막기 위해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전했지만, 암의 종류나 단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나 다른 역대 영국 국왕보다 국왕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한 것이 역설적으로 갖은 추측에 불을 지폈다"고 전했다.

NYT는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하기로 한 찰스 3세의 결정이 좋은 의도였을 수 있지만 일부 사실만 발표하고 나머지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 왕실의 결정은 '커튼을 반쯤 걷어낸 것'과 같아서 오히려 더 많은 의문과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 [AP=연합뉴스. 자료사진]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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