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아시아 GOAT 무관 위기…'라스트댄스' 없을 수도 있다

김건일 기자 2024. 2. 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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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요르단과 경기에서 패배한 뒤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아시안컵] '아시아 GOAT'가 무관이라니…손흥민에게 '라스트댄스'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손흥민은 2013년 바이어 레버쿠젠로 이적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뒤엔 선수 생활에 전성기가 열렸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 잠재력을 터뜨리며 해리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과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입단 두 번째 시즌인 2016-17시즌을 14골을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매 시즌 이어갔고 2020-21시즌엔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츠를 수상했다.

'환상의 파트너'였던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로 떠난 이번 시즌에도 굳건히 토트넘을 지키고 있다. 아시안컵에 차출되기 전까지 12골로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14골)과 득점왕 경쟁을 벌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을 도와 토트넘 돌풍을 이끄는 주역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득점은 115골로 역대 23위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대표하는 선수일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한 것엔 전 세계에서 이견이 없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독일을 거쳐 잉글랜드 무대에 자리잡으면서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받은 손흥민에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에 머물렀고 2018-19시즌엔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리버풀에 0-2로 무릎을 꿇는 바람에 빅이어를 내줬다.

이후 손흥민은 우승과 거리를 먼 여정을 달렸다. 2019-20시즌엔 토트넘이 6위에 머물렀고 2020-21시즌 7위, 2021-22시즌엔 4위로 우승권과 거리가 멀어졌으며 2022-23시즌엔 8위로 성적이 더 떨어졌다. 2020-21시즌 잉글랜드 국내 컵 대회인 EFL컵 결승전에 올랐지만 맨체스터시티에 0-1로 우승을 내줬다. 토트넘의 우승은 2007-08시즌 리그컵이 마지막. 토트넘 '원클럽맨'으로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우승이 없었던 케인은 긴 고민 끝에 우승을 위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유니폼을 벗었다.

손흥민은 요르단과 경기에서 패배한 뒤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손흥민에겐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손흥민을 필두로 유럽에 진출하고 자리잡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대표팀 전력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김민재는 빅리그 입성 첫해부터 세리에A를 휩쓸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구단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주전까지 꿰찼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국 최고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성장한 이강인은 마요르카를 거쳐 이번 시즌 파리생제르맹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다. 황희찬 역시 울버햄턴 간판 공격수가 되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진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도달했다.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비롯해 벤투호에서 비판을 견뎌 내며 핵심으로 성장한 황인범(츠베르다),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타인 조규성(FC미트윌란)도 대표팀 일원이었다. 설영우(울산현대)를 비롯해 K리그 최고 스타로 이루어진 이번 아시안컵 대표팀은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손흥민은 요르단과 경기에서 패배한 뒤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요르단과 경기에서 패배한 뒤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가 손흥민에게 더 의욕을 불어넣은 것은 손흥민에게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년 아시안컵에 현재와 같은 전성기 기량으로 뛸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선례를 봤을 때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손흥민에게 우승을 독려했다. 지난달 2일 열린 2023 KFA(대한축구협회) 어워즈에 앞서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에게 '우승 트로피가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 그리고 '아무리 유명해도 우승컵이 없으면 소용없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은 더욱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과 호주와 8강전에선 연장 120분을 모두 소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선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며 호주와 8강전에선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얻어 냈고 연장전에선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다. 아시안컵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좀비 축구, 그리고 이를 이끈 손흥민의 활약에 열광했다. 전 세계에서도 손흥민의 투혼과 활약을 주목할 정도였다.

얼굴을 감싸쥔 손흥민.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기념촬영하는 요르단 선수들. 요르단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손흥민의 우승 도전이 마무리됐다. 한국이 0-2로 무릎을 꿇으면서 아시안컵 여정이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도 변함없이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요르단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요르단의 집중 수비에 공간을 찾기가 버거웠다. 짧은 패스로는 요르단의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지 못했던 한국은 수비진에서 긴 패스를 손흥민을 향해 전달했지만 이 역시 요르단 수비에 읽혀 통하지 않았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 소감을 묻는 말에 고개를 떨군 채 한참 동안 침묵했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어렵게 입을 뗀 손흥민은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죄송하다. 선수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 저희들 실수로 경기가 이렇게 마무리돼 죄송하다. 너무 아쉽다"라고 답했다.

국민들께 한 마디를 부탁한다는 말엔 "너무 감사드리고 죄송하고 늦은 시간까지 말도 안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을 못보여드려 죄송하다. 축구선수로 더 발전되고 국가대표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노력하겠다. 죄송합니다"고 방송 인터뷰를 마쳤다.

방송 인터뷰 이후 공동 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흥민은 미래에 대한 보다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대표팀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클린스만 감독님이 나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의 미래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는 뉘앙스는 아니었지만 선수 생활 내내 태극마크에 자긍심을 보여왔던 손흥민이었기에 다르게 다가온 말이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감독님은 많은 분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아시안컵 우승을 하려고 모셔왔는데, 4강에서 좌절했다. 감독님이 질책을 받는 것이 아쉽다. 토너먼트 시작 전부터 감독님을 향한 시선이 안 좋았기 때문에 분명 부담감이 있으셨을 것이다"라고 감쌌다.

이어 인터뷰에 자리한 황인범은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모두가 한 번 더 돌아봐야 한다"고 입을 연 뒤 "월드컵 예선이 다가오는 만큼 아쉬월할 틈은 없다.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손흥민의 우승 도전은 7일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마무리됐다.

한국은 2026 북중미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중국과 싱가포르를 차례로 꺾고 승점 6점으로 C조 1위에 올라 있다. 다음 달 21일과 26일 태국과 홈 앤드 어웨이로 2연전을 벌인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3차 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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