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해 뇌출혈 쓰러진 여친 두고 마약한 40대…2심도 상해치사 무죄

피해자 5일 뒤 숨져…상해죄만 인정 2심도 징역 3년

대전지방·고등법원.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폭행과 뇌출혈로 쓰러진 여자친구를 방치하고 차에서 마약을 투약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상해치사죄를 면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송석봉)는 7일 상해치사,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5일 오후 10시께 충남 태안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여자친구 B씨(46)를 약 10분간 폭행하고 넘어지면서 머리를 거실 바닥에 부딪히게 해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범행 뒤 B씨를 집에 방치한 채 주차장으로 내려가 자신의 차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 제기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달 20일 뇌부종으로 결국 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각 범행에 대한 동종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 범행한 점 등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상해치사 혐의를 무죄로 보고 상해죄만을 인정했다.

당시 B씨가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자발성 뇌출혈이 겹쳐 상해가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은 "피해자에 대한 사망진단서에서 직접 사인은 뇌부종이고 그 원인은 자발성 뇌실내 출혈로 기재돼 있다"며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마약 범죄는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 사망에 대한 인과관계를 다툴 뿐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상해치사를 무죄 판단한 원심은 부당하다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형량이 무겁다는 A씨의 항소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