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風에 뚫리는 유리천장?”…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100명 첫 돌파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4. 2. 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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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중 94곳 여성 이사회 진출
이사회 내 여성 임원비중 15% 넘어
유리천장 [일러스트레이션 = 유제민]
지난해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가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서며 여풍(女風)이 심상찮다. 교수, 총장 등 학계 출신 여성 사외이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7일 글로벌 헤드헌팅 유니코써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수는 45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107명으로 4명 중 1명 꼴인 23.7%가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는 지난 2020년 35명(7.9%)→2021년 67명(15%)→2022년 94명(21%)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첫 100명을 돌파했다.

1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배출시킨 기업 숫자도 늘었다. 지난 2020년만 해도 100곳 중 30곳에서만 여성 사외이사가 두각을 보여왔는데, 2021년 60곳→2022년 82곳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88곳으로 최근 1년 새 6곳 더 많아졌다.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기업에서도 6곳은 여성 사내이사가 따로 활약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까지 포함해 100대 기업 내 여성이 이사회(사내이사+사외이사)에 1명이라도 진출해 있는 기업은 94곳이다.

최근 1년 새 8개 기업이 여성 이사회 멤버를 새로 배출하면서 처음으로 90곳을 넘어섰다. 이러한 데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에서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별로만 채워서는 안 된다는 관련 법 규정이 2022년 8월부터 본격 시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법 규정을 어긴다고 해서 별도의 제재 조항이 없고, 중도에 여성 사외이사가 사임하거나 주주총회에 맞춰 적절한 여성 사외이사 인재를 찾지 못한 기업도 있어 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으나 100대 기업이 100% 여성 등기이사를 배출시키지는 못했다고 유니코써치는 분석했다.

100대 기업 남녀 전체 사외이사 452명을 출생년도로 보면 1960년~1964년생이 137명(30.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955년~1959년생이 114명(25.2%)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1965년~1969년생은 86명(19%)이었고, 1970년생 이후는 70명(15.5%)으로 파악됐다. 1970년 이후 출생사 중에서도 MZ세대에 속하는 1980년 이후 출생자도 6명(1.3%)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대생 사외이사 6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100대 기업 중 1980년대생 여성 사외이사에는 ▲한화손해보험 김정연(1980년) ▲한화오션 현낙희(1980년) ▲BGF리테일 최자원(1981년) ▲롯데쇼핑 전미영(1981년) ▲HL만도 박선영(1982년) ▲E1 박소라(1983년) 사외이사가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450명이 넘는 100대 기업 사외이사를 주요 경력별로 보면 대학 총장과 교수와 같은 학계 출신이 44.2%로 가장 많았다. CEO와 임원 등 재계 출신은 25.9%로 뒤를 따랐다.

이어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지자체 등에서 재직한 행정 관료 출신은 15.9%, 법조계 출신은 12.2%정도였다.

전체적으로 지난 2022년 때와 비교하면 지난해 사외이사는 CEO와 임원 등 재계 출신은 3.4%포인트 증가한 반면 행정 관료 출신은 3.1%포인트 줄어 대조를 보였다.

여성 사외이사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학계 출신이 52.3%로 최다였다. 다음으로 재계(26.2%)와 법조계(18.7%) 출신 순으로 높았다. 여성 사외이사의 경우 2022년 대비 2023년에 학계 출신은 7.7%포인트 증가한 반면 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은 5.8%포인트 감소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는 총 6명인데 이중 절반인 3명이 여성 이사 몫으로 채워졌다.

여성 사외이사가 2명 이상 활약하는 기업은 18곳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기아 ▲LG디스플레이 ▲S-Oil ▲한국가스공사 ▲LG화학 ▲삼성화재 ▲SK텔레콤 ▲삼성SDI ▲롯데쇼핑 ▲LG에너지솔루션 ▲대우건설 ▲삼성전기 ▲금호석유화학 ▲아모레퍼시픽 ▲SK가 속했다.

이중 한국가스공사 CEO가 여성인 최연혜 사장이어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여성 이사만 모두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 네이버는 여성 사내이사만 2명 활약 중이고, LG생활건강은 여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각각 1명씩 활동하고 있다.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2022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 현황은 2023년 3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사외이사 현황을 별도 공시하지 않은 곳은 같은 해 반기보고서를 참고했다. 동일인이 2개 이상 복수 기업에서 사외이사 등으로 활약하는 경우는 회사를 기준으로 별도 인원으로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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