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고교 앞 폭행치사’ 40대 남성 1심서 징역 5년…“심신미약 인정 안돼”

과거 수차례 음주운전 벌금형 전과

서울남부지법 /뉴스1

새벽에 일면식도 없는 행인을 때려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당우증)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에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피해자를 수 차례 때려 숨지게 한 전모(48)씨에게 징역 5년을 7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 대해 상해치사 및 건조물침입죄 등을 적용해 지난해 10월 20일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4시 50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만취한 상태로 일면식도 없는 40대 남성 피해자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 전씨와 피해자 모두 해당 학교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전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전씨)이 건조물 침입에 대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술자리에 동행했던 사람은 ‘전씨가 당시 인사불성까지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며 “피해자를 당시 정확히 가격한 점을 보면 만취 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미약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에서는 전씨가 과거 수 차례 음주운전을 저질렀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재판부는 “전씨가 과거에도 수 차례 음주운전으로 다수의 벌금형 전과가 있었고 음주로 인한 문제가 있었는데도 범행 당시 과음 후 범행에 이르렀다”며 “설령 전씨가 당시 심신미약에 있었다 하더라도 형을 감경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피해자가 전씨에게 별다른 위해 가하려 하지 않았음에도 건장한 체격의 피고인이 왜소한 피해자의 목 부위를 가격하고 얼굴을 수차례 가격했다”며 “그렇게 강하게 가격하면 사망할 수 있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점 비춰보면 상해치사를 저지른 죄질이 몹시 좋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유가족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술에 취했을 때 (피해자가) 다가오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을 받은 적이 없는 점, 상해치사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