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홀로 내복입은 채 배회한 3살 아이…경찰이 구조·보호

가족 잠든 사이 나왔다가 길 잃어…군산경찰, 부모에 알려 인계

아이 보호하는 군산경찰서 수송지구대 직원들 [경찰청 페이스북 화면 캡처]

(군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새벽에 홀로 내복 차림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던 아이를 구조해 보호한 경찰관들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새벽 2시께 군산시 수송동에서 '아이가 도로 위를 맨발로 뛰어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보니 영하 2도의 추운 날씨에 아이가 내복 차림으로 콧물을 흘리며 배회 중이었다.

군산경찰서 수송지구대 강동구 경감은 아이가 가정폭력에 노출된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을 살펴봤지만, 부모는 보이지 않았다.

우선 아이를 데리고 지구대로 돌아온 강 경감과 경찰관들은 조사실 소파에 앉은 아이가 춥지 않도록 꼼꼼히 담요를 덮어줬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 곁을 지키기며 안심시켰다.

또 아이의 인적 사항 등을 토대로 엄마에게 연락했다.

늦은 새벽까지 일을 하고 있던 엄마는 처음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경찰관의 말을 믿지 않았다가, 집에 있던 남편에게 확인해 아이가 집 밖으로 나간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라 지구대로 달려왔다.

조사 결과 이제 막 3살이 된 아이는 가족들이 잠든 새벽에 깨 집 밖에 홀로 나왔다가 길을 잃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동구 수송지구대 경감은 "깜짝 놀라 지구대로 온 아이의 엄마가 경찰관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며 "아이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경찰의 당연한 임무이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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