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자발적 매춘” 경희대 교수, 명예훼손 혐의로 檢 송치

서울 동대문경찰서 “증거목록 살핀 결과 범죄 혐의점 인정”
경희대, 이번 주 중 징계 결과 발표 예정…명예교수 추대는 ‘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최정식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 연합뉴스

강단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자발적인 매춘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경희대 교수가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6일 명예훼손 혐의로 최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를 서울북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처벌 의사를 밝혔고 강의 녹취록 등 증거목록을 살펴본 결과 범죄 혐의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교수는 지난해 3월 9일 ‘서양철학의 기초’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언급하며 "일본군 따라가서 매춘 행위를 한 사람들", "끌려간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이 "현재 남아 있는 위안부 피해자가 거짓 증언을 한 것이냐"고 묻자 "거짓이다. 그 사람들 말 하나도 안 맞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이전에도 수 차례 강단에서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는 학교 측에 최 교수를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가 최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6) 할머니는 최 교수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자필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지난달 11일 최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종 징계 수준을 결정했다. 경희대 교원인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최 교수에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을 내려달라고 제청한 바 있어, 실제 징계 수위는 견책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달을 끝으로 정년퇴임 하는 최 교수는 ‘재직 중 징계를 받을 경우 명예교수 추대에서 제외한다’는 학교 규정에 따라, 징계 수위와 무관하게 명예교수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