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1승’ LG 새 외인 투수, 6개 구종 팔색조…“일본에서 성공&실패가 도움이 될 것” [오!쎈 스코츠데일]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한용섭 기자] LG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일본에서의 실패를 딛고 LG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선다.
LG는 지난해 우승 전력에서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플럿코 대신 엔스로 바뀌었다. 지난 시즌 막판 부상 이슈가 있었던 플럿코는 재계약이 불발됐고, LG는 엔스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LG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엔스는 새로운 팀에 적응과 캠프 훈련에 대해 “지금까지 좋고, 페이스를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무리하지 않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있다. 선수들, 코치님들이 환영해줘서 굉장히 기분 좋고, 새로운 팀 환경에 적응이 잘 되고 있다. 적응해서 잘 지낼거라 생각하고, 남은 캠프 뿐만 아니라 다가올 시즌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엔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첫 불펜 피칭을 했고, 7일 두 번째 불펜 피칭을 했다. 그는 “잘 진행되고, 몸 상태나 현재 공의 움직임이나 구종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슬라이더는 조금 더 다듬어야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차차 좋아질 것이다. 시즌 준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슬라이더는 생각만큼 예리하지 않아, 공의 회전이나 궤적을 더 연습해야한다.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엔스는 “포심, 투심, 체인지업, 커터, 슬라이더, 커브를 던진다”고 자신의 구종을 소개하고 “패스트볼과 커터가 가장 자신있는 구종이다”고 했다.
이어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던져 볼카운트를 선점하는, 빠른 승부를 내는 성향이다. 내가 잘 던질 때는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을 때다. 직구와 커터로 재미를 보는데, 모든 구종이 스트라이크존으로 잘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엔스는 2012년 드래프트 19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1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2경기(4이닝) 7피안타 2피홈런 2탈삼진 3자책점을 기록했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탬파베이 레이스로 팀을 옮겼다. 2021년 탬파베이에서 불펜 투수로 9경기(22⅓이닝)에 등판해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엔스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85경기(739이닝) 55승 40패 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엔스는 2022~2023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에서 뛰었다. 첫 해와 2년차 성적이 극과극이었다. 2022년 23경기(122⅓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맹활약했으나, 지난해는 12경기에서 1승 10패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엔스는 일본에서 성공과 실패, 2년차 때 어려움을 겪은 것에 대해 “첫 해 (주무기) 직구와 커터 외에도 커브, 체인지업도 잘 던지면서 빠른 구종에만 의존하지 않고 변화구를 잘 던졌기에 성공했다. 또 첫 해라 상대 타자들이 낯설어서 어느 정도 성공 요인이 있었다고 본다.
2년차에는 아무래도 일본 타자들이 내 공을 보고 조금 익숙해지면서 칠 것과 안 칠 것을 정해놓고, 어떻게 보면 버릴 공은 버리고, 노리는 공 위주로 타격하는 어프로치였다.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못하면서, 타자들은 좀 더 여유를 갖고 기다렸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부진했던 이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2년을 보낸 경험은 KBO리그 적응에 도움은 될 것이다. 엔스는 “야구 기술이나 훈련 종류, 연습 방식 등은 (일본과 한국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선수, 코치와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일본어 단어, 표현을 배우기도 했다. 한국에 가면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KBO리그 경기를 어느 정도 본 경험이 있는지 묻자 엔스는 “유튜브에서 타자 영상을 찾아보고,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정도 본 것 같다. 일본 야구와 어느 정도 유사한 점은 있다. 영상을 많이 본 것은 아니라 캠프가 진행될수록 코치가 타자의 성향 등을 얘기하고 영상을 많이 보면서 하나하나씩 알아가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도와주는 든든한 동료도 있다. LG에서 6년을 뛴 투수 켈리, 지난해 성공적으로 적응한 오스틴이 엔스의 KBO리그 적응을 돕고 있다. 엔스는 "오스틴, 켈리가 굉장히 많이 도와주고 있다. (계약 후)비시즌에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두 선수의 도움이 크게 되고 있다"며 "일반적인 야구 이야기를 주고받고, 시즌에 들어가면 어떻게 원정을 가고, 이동은 어떻게 하고, 한국에서 사는 곳, 음식 등 다양한 얘기를 한다. 새로운 나라에서 적응해야 하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LG 유니폼을 입고서 어떤 야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물었다. 엔스는 "야구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경쟁하며 싸우며, 승리를 안겨 드리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우승을 한 챔피언임을 알고 있다. LG 구성원들이 우승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은 지난해 선수들이 거둔 성공을 직접 눈으로 봤기에 또 성공을 원할 것이다. LG 선수로서 다시 한 번 우승트로피를 팬들에게 가져다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팬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야구를 보고, 그 다음에 우승에 대한 갈망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가) 우승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우승을 안겨드리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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