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왜 이러지, 140km 직구도 못 따라가네” 왕년의 좌완킬러였는데…한화 36세 이적생 포수의 멘붕탈출기[MD멜버른]

멜버른(호주)=김진성 기자 2024. 2. 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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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멜버른(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아, 왜 이러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 볼파크에서 바라본 한화 이글스 이적생 포수 이재원(36)은 활기찼다. 본인도 인터뷰를 통해 밝아졌고, 행복하다고 했다. 야구를 잘 하고 못 하고 떠나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고 싶어했다. 젊은 투수들,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하며 이재원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이재원/멜버른(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런 이재원은 SSG 랜더스 시절 ‘멘붕’이었음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팬들의 비판을 가장 많이 받았던 지점은 역시 타격이다. 저연차 시절엔 ‘왼손투수 킬러’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타격이 무너졌다.

특히 SSG와의 4년 69억원 FA 계약 이후 생산력이 많이 떨어졌다. 2020년부터 최근 4년간 타율이 0.185, 0.280, 0.201, 0.091이었다. 이 기간 합계 9홈런 81타점이었다. 1년에 이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타자였는데, 처참한 수준이었다.

이재원은 “작년 6월을 기점으로 기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그랬더니 막판에 느낌은 괜찮았다. 그 전까진 2군애서도 안타는 나왔는데 밸런스가 안 좋았다. 140km 직구를 아예 못 따라갔다. ‘아 왜 이러지’ 라고 고민이 많았다. 멘붕이었다. (작년 6월)이후 145km 이상 직구도 잡아내면서 자신감도 찾았다”라고 했다.

한화는 여전히 하위타선의 고민이 크다. 이재원이 한화 투수들을 잘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위타선에서 한 방을 터트려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왕년엔 왼손투수 킬러라는 이미지도 있었다. 타격을 잘 한다는 이미지를 다시 주변에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재원은 여기서 한 가지 비밀을 털어놨다. “학교 다닐 때 왼손 볼 못 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이미지 때문에 왼손투수 상대로 자신감도 생겼다. 반대로 오른손 볼은 못 친다는 이미지도 있었는데 학교 다닐 땐 오른손투수 공을 더 잘 쳤다”라고 했다.

야구는 생각하기 나름이고, 또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 스포츠다. 이재원은 그런 점에서 후배 최재훈이 고맙다. “포수가 힘든 자리다. 욕도 많이 먹고. 재훈이가 날 도와주려고 먼저 다가와줘서 고맙다. 서로 공 많이 받으니까, 투수들 얘기를 많이 한다. 내가 모르는 투수들에 대해 물어보고 그런다”라고 했다.

한화에서 정체성을 찾은 이재원은 젊은 투수들에게 디테일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한화 후배 포수들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재원은 “재훈이도 좋은 포수이고, (박)상언이는 야구장에서 불안하지 않으면 좋겠다.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본인이 불안함을 느끼면서 이상한 플레이가 나온다. 그러면 자신감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이재원/멜버른(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한화가 포수왕국으로 올라서려면 최재훈과 자신만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박상언 등 젊은 포수들의 기량이 올라와야 한다. 이재원은 “나도 야구를 잘 하려고 여기에 왔고, 재훈이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상언이도 잘 해야 팀이 강해진다. 그래야 누구 한 명 빠져도 티가 안 난다. 빠질 때 티 나면 팀도 불안해진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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