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상수지 490억달러 전망…반도체 회복(종합)

작년 12월 74억달러 흑자…서비스수지 25억달러 적자
한은 "수출 비중 중국 낮아지고 미국·베트남 높아질 듯"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지난해 경상수지가 35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애초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12월만 보면 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흑자 폭도 키웠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늘고 에너지 가격은 하락한 덕택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354억9000만달러로 전년도 258억3000만달러보다 96억6000만달러 늘었다. 올해 한은의 경상수지 전망치 300억달러보다 54억9000만달러 많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는 상품 수지가 애초 전망보다 빠르게 개선한 영향이다. 지난해 상품수지는 340억900만달러 흑자로 전년(156억2000만달러)보다 두 배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

서비스 수지는 지난해 256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 수지가 125억3000만달러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는 316억1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배당소득(244억2000만달러)에 힘입어 투자 소득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12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보다 줄었는데,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흑자 규모가 커졌다"며 "지난해 상품 수출은 수입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간 경상수지 전망은 올해가 490억달러, 내년 590억달러로 흑자 규모가 확대할 것"이라며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등 IT 경기 회복으로 인한 상품 수출 호조로, 올해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수출에 대해서도 신 국장은 "앞으로 중국 수출 비중은 낮아지고 미국과 베트남 수출 비중은 커져 아마도 중국의 최대 수출국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월만 봐도 경상수지는 74억1000만달러 흑자다.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흑자다. 전월(38억9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도 커졌다.

상품수지는 8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68억8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을 확대했다. 반도체 증가 폭 확대, 승용차 호조에 수출이 59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8% 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은 50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3%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스, 원유, 석유 제품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6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배당소득수지가 22억5000만달러 흑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늘고 전월의 분기 배당 지급 효과가 사라졌다.

여행객 감소 등으로 서비스수지는 25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전월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일본인의 방한 관광객 감소로 여행 수입이 줄면서 여행수지는 13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수지도 2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월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수취한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줄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금융계정 순자산은 323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 투자가 193억6000만달러 늘었다. 증권 투자와 기타 투자가 각각 74억5000만달러, 96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12월만 보면 금융계정 순자산은 56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 투자는 내국인 해외 투자가 2차 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58억3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 투자가 14억1000만달러 늘었다. 증권 투자는 내국인 해외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30억4000만달러, 외국인 국내 투자도 주식을 중심으로 28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기타 투자는 16억1000만달러 줄었다. 준비자산은 14억달러 늘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