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약 절반은 출동 벨소리만 들어도 트라우마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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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장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소방관의 절반 가량이 출동 벨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쿵쿵대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조직 내 트라우마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답한 소방관은 65%(682명), 소방관 전문 트라우마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소방관은 84%(883명)였다.
소방관이 불길, 사망 등으로 트라우마를 경험한 후 변화된 환경과 몸 상태에 적응·수용하는 방식을 습득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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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장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소방관의 절반 가량이 출동 벨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쿵쿵대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의 정신 건강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화상전문병원 한림대한강성심병원과 한림화상재단은 2023년 5월 11~31일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소방관 1057명을 대상으로 트라우마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업무로 인해 트라우마를 경험한 소방관은 45%(477명), 이들 중 트라우마 치료 경험이 없는 소방관은 74%(354명)로 나타났다. 소방조직 내 트라우마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답한 소방관은 65%(682명), 소방관 전문 트라우마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소방관은 84%(883명)였다.
설문 참여 소방관들이 PTSD와 관련해 꼽은 키워드는 심폐소생술(CPR), 출동 벨소리, 사고, 기억, 현장, 출근, 부상 등이다.
병원과 재단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방관의 심리·정서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10월 소방관 대상 트라우마 전문치료 프로그램인 ‘소방관 트라우마 119 아카데미’를 개발했다. 현재까지 서울 소재 소방관 18명에게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소방관 트라우마 119 아카데미는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세션1은 이병철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이 진행하는 ‘예측하는 기능으로서의 뇌와 트라우마의 극복’ 세션이다. 소방관이 불길, 사망 등으로 트라우마를 경험한 후 변화된 환경과 몸 상태에 적응·수용하는 방식을 습득하도록 돕는다.
세션2는 황세희 한림화상재단 사무과장이 ‘신체감각치료 기반 정서조절 치료프로그램’을 주제로 소방관이 트라우마에 대처할 수 있는 심신안정화 방법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션3은 권승신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사회사업팀 의료사회복지사가 ‘인지처리 치료프로그램’을 통해 소방관이 PTSD에 대처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세션 외에도 자율신경계 정밀검사, 트라우마 최적화 중재 치료, 고압산소치료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소방관은 총 4회에 걸쳐 각 세션을 조합해 들을 수 있으며 모두 무료 지원된다.
아카데미를 수료한 강 모 소방관은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조절하고 지킬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료자인 신 모 소방관은 “소방관만의 고유 특성에 맞춘 전문치료 프로그램이 생겨 감사하다”며 “도움이 필요한데도 프로그램 존재를 몰라 주춤하는 동료들이 많이 알게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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