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시간 후 비디오 판독 요청 금지가 더 중요하다

이재범 2024. 2. 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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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KBL은 작전시간 후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이들이지 않기로 했다.

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서울 삼성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던 대구체육관. 가스공사가 76-77로 뒤지고 있었다. 샘조세프 벨란겔이 골밑의 앤드류 니콜슨에게 바운드 패스를 넣었다. 이 때 니콜슨과 이정현의 경합이 이뤄지며 볼이 엔드라인으로 나갔다.

공격제한 시간 4초를 남긴 가스공사가 작전시간을 요청하자 삼성은 터치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러자 심판들은 삼성의 비디오 판독 신청을 받아들이며 가스공사의 작전시간을 미뤘다. 벤치에 들어갔던 선수들도 다시 코트에 나오도록 했다.

지난 4일 삼성과 부산 KCC의 맞대결에서 나온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당시 1차 연장 9.1초를 남기고 코피 코번이 두 번째 자유투를 실패했다. 이 볼을 잡기 위해 이원석과 허웅이 볼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엔드 라인 밖으로 나갔다. 심판들은 삼성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83-83, 동점 상황에서 7.6초를 남기고 삼성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작전시간을 마친 뒤 삼성이 공격을 시작하려고 할 때 비디오 판독관이 “심판 의견 이견으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겠다”고 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KCC의 공격으로 정정되었다.

그러자 수비에서 공격으로 바뀐 KCC가 작전시간을 불렀다. KCC가 공격을 하려고 할 때 비디오 판독관은 “삼성 벤치 터치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 재요청을 했다”고 알렸다. 다시 판독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7.6초를 남기고 양팀의 작전시간과 두 번의 비디오 판독으로 약 7분이란 시간이 흘렀다.

우선 첫 번째 비디오 판독은 규정에 위배된다.

경기규칙의 비디오 판독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작전타임과 선수교체가 시행되기 전, 준비시간이 시작되기 전과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 시행되어야 한다’, ‘선수교체, 작전타임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후, 심판이 비디오 판독의 필요성을 인지했다면, 최종 판정을 내리기 전까지 선수교체와 작전타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심판끼리 의견이 나뉘었다면 삼성의 작전시간 중이라도 취소하고 비디오 판독을 했어야 한다. 그렇지만, 심판들은 삼성의 공격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뒤늦게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다만, 규정을 위반한 건 맞지만, 누가 봐도 이 순간은 결정적인 승부처였다. 이 판정 하나로 승패가 나뉠 수 있다. 심판끼리 의견이 맞지 않아 비디오 판독을 통해서 한 번 더 확인을 하려고 했다면 할 수도 있다. 물론 해당 심판들은 이 판단으로 징계를 받는다고 한다.

KBL이 애초에 비디오 판독을 처음 도입해 첫 적용 사례 역시 비디오 판독을 하면 안 되는 상황(2006~2007시즌 챔피언결정전, 터치 아웃)이었는데 심판의 판단으로 비디오 판독을 했다. 그만큼 중요한 순간이었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사실 더 주목해야 할 건 KCC의 작전시간 후 삼성의 요청으로 이뤄진 두 번째 비디오 판독이다.

심판이 비디오 판독을 하려면 작전시간 전에 해야 하고, 작전시간이 이뤄지고 있을 때라면 취소시켜야 한다고 규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작전시간 후 비디오 판독으로 공격권이 바뀔 경우 승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규칙에는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은 첫 번째 데드볼이 발생했을 때까지만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즉,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을 할 때는 작전시간 전에 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나와 있지만, 감독이 요청하는 비디오 판독은 작전시간 후에도 가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KCC의 작전시간 후 삼성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김효범 삼성 감독대행은 “다시 한 번 더 확인을 하기 위한 비디오 판독 요청이었다”고 했다.

비디오 판독 요청은 경기 종료 직전에는 상대팀의 작전시간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득점까지 성공할 경우 상대의 마지막 공격을 프런트코트가 아닌 백코트에서 시작하게 만든다. 충분히 악용할 여지가 있다.

KBL 관계자는 작전시간 후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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