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상수지 흑자 더 커져 500억달러 안팎”…미·중 수출 관건
반도체 회복세 확실…세계 판매 규모 13.1% 증가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 변수…전쟁 여파에 유가 불안 상존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경상수지가 35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개선에 수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경상수지 흑자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490억달러, 정부는 500억달러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더디게 나아지고 있고, 지난해 수출 회복을 주도했던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제 1 교역국인 중국 경제의 회복세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도 변수로 남아있다.
7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74억1000만달러 흑자로 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나타냈다. 이에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또한 35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74억3000만달러로 한은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30억달러 모자란 상태였지만, 12월에 11월(38억9000만달러 흑자) 규모의 2배 수준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면서 한은 전망치인 300억달러를 거뜬히 넘겼다.
이는 반도체 수출 증가폭 확대와 승용차 수출 호조로 전체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한 덕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59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509억7000만달러로 9.3% 감소했다. 이에 상품수지는 80억4000만달러 흑자로 2021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고성능 반도체 수요와 가격 반등 흐름이 뚜렷해졌고, 대중 무역 또한 적자 폭이 감소했다”면서 “에너지 가격은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불안하고 동절기 수요도 불확실했는데, 조사국 전망치 발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경상수지가 연간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향후 흐름에 대해선 “올해 경상수지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다. IT 경기 회복에 따른 상품수지 회복 흐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판매 예상 규모가 6000억달러(약 7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판매 규모 5268억달러(약 699조원)에 비해 13.1% 증가한 수준이다. 세계 반도체 교역량이 늘어날수록 우리 반도체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 흐름도 수출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2.1%로 상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5일(현지시간) 같은 폭으로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
다만 미국의 이같은 성장률이 지난해 2.5% 수준보다 낮은 데다가, 여전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흐름 또한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수출 확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5%대 성장 전망이 나오는 중국은 올해 소비심리의 위축과 사회안전망 미흡, 높은 부채와 자산시장 위축 등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중국이 올해 4.7%, 내년에 4.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경제가 아직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고 있어 수출이 조금 천천히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 지위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역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 국장은 “추세적으로 보면 대중 수출 비중은 줄어들고 있고, 미국 쪽은 커지는 상황”이라며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 자회사들의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돼 있는 상태다.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미국의 직접 투자가 늘고 있고, 대미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과 베트남으로 수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최대 수출국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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