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떠날 수 없었다" 2025년 '커쇼+오타니' 상상했던 로테이션 실현? 1+1년 계약 합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인 클레이튼 커쇼가 예상대로 LA 다저스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 확률도 상당히 높다.
ESPN은 7일(이하 한국시각) '클레이튼 커쇼와 다저스가 새로운 계약에 합의했다'며 'LA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커쇼가 커리어를 다저스에서만 보내는 게 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커쇼는 1년 계약에 2025년 선수 옵션(player option)을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2025년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로테이션에서 피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1년' 계약을 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커쇼와 오타니는 2025년 다저스 로테이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지난 시즌 로테이션이 불안했던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 동안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달러), 타일러 글래스노(5년 1억3650만달러), 제임스 팩스턴(1년 700만달러) 등 3명의 굵직한 선발투수를 영입했다. 기존 워커 뷸러, 바비 밀러와 함께 5인 로테이션을 완성한 상태다.
여기에 커쇼는 올해 후반기, 작년 9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오타니는 내년 마운드에 각각 복귀한다.
커쇼는 지난해 11월 4일 왼쪽 어깨 관절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아 올여름까지 재활을 진행한다. 그는 수술 당시 "내년 여름 어느 시점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했었다.
오타니는 지난해 9월 20일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오타니는 최근 팬-구단 상견례 행사인 '다저페스트(DodgerFest)'에서 "올시즌 개막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타격 부문에서 재활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 애리조나 캠프에 가면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활이 순조로워 내년에는 투타 겸업을 무난하게 재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커쇼는 지난해 7월 어깨 부상으로 40일 넘게 자리를 비우면서도 24경기에서 131⅔이닝을 던져 13승5패, 평균자책점 2.46, 137탈삼진, WHIP 1.063으로 호투했다.
오타니는 최근 3년 동안 74경기에 선발등판해 428⅓이닝을 던져 34승16패, 평균자책점 2.84, 542탈삼진을 기록했다. 100마일 강속구와 날카로운 스위퍼, 스플리터를 모두 위력적으로 구사했다. 두 투수 모두 건강할 때는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없다.
커쇼의 경우 작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1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6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을 한 뒤 은퇴와 현역 연장을 놓고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술을 받자 주위에서 "은퇴를 선택지에서 제외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커쇼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1년 재계약의 형태로 다저스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2021년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커쇼는 1년 1700만달러에 재계약했고, 2022년 시즌 후 다시 FA가 돼 20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커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다섯 손가락에 드는 특급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3번의 사이영상, 1번의 정규시즌 MVP, 10번의 올스타에 올랐고, 통산 210승92패, 2944탈삼진, 평균자책점 2.48, ERA+ 157을 마크했다. 특히 ERA+는 100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들 가운데 마리아노 리베라(205)에 이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자격 첫 해에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실시된다.
커쇼는 전성기에 90마일대 중반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시대를 호령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통산 5차례 차지한 건 1960년대 '신의 왼팔'로 불리던 샌디 쿠팩스를 연상시킨다.
다저스가 2013년부터 작년까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고, 10차례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건 커쇼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쇼가 포스트시즌서 기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은 그였다.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6이닝 1실점)과 5차전(5⅔이닝 2실점)을 승리로 이끌며 다저스를 32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커쇼는 2014년 이후 12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부상과의 싸움을 10년 가까이 이어왔다. 어깨, 허리, 팔, 팔꿈치, 고관절 등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어깨 수술을 받은 것은 현역 연장을 향한 애착과 의지라고 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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