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턴오버 9회’ 실점 빌미 제공까지…최악의 부진 겪은 박용우, 클린스만은 왜 외면했나 [아시안컵]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4. 2. 7.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용우가 전반에만 기록한 턴오버가 9회, 그럼에도 교체는 없었고 결국 후반 실점 빌미까지 제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로 참패했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이란 목표를 세웠던 대한민국. 그러나 요르단을 상대로 90분 내내 ‘샌드백’이 되며 결국 탈락했다.

박용우가 전반에만 기록한 턴오버가 9회, 그럼에도 교체는 없었고 결국 후반 실점 빌미까지 제공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대한민국은 4강 탈락은 물론 유효 슈팅 0회, 그리고 역사상 첫 요르다전 패배 등 온갖 굴욕을 맛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용우가 있었다.

박용우는 클린스만 체제에서 꾸준히 신뢰받았고 아시안컵에서도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아시안컵에서도 불안함을 지우지 못했다.

요르단전에선 더욱 좋지 않았다. 박용우는 전반에만 9번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패스 미스는 곧 실점 위기일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그가 보여준 불안함은 결국 대한민국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줬다.

물론 박용우만 부진했던 건 아니다.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 큰 구멍이 생긴 대한민국 수비진은 누구 1명 신뢰할 수 없었다. 특히 김영권과 정승현 역시 빌드업의 시작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황인범도 턴오버가 많았다.

그러나 박용우는 단순 턴오버 외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졌을 패스 미스가 적지 않았다. 그의 패스는 자신감이 없었고 수비 역시 지켜보는 것에 그쳤다. 대한민국은 당연히 빌드업을 진행하기 힘들었고 이해하기 힘든 ‘뻥 축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다.

가까스로 0-0 균형을 유지한 채 맞이한 후반. 박용우는 여전히 그라운드에 나섰고 이 선택은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53분 이해하기 힘든 백 패스를 시도한 박용우. 이 패스는 알 타마리의 인터셉트로 이어졌고 패스를 받은 알 나이마트가 마무리, 선제골이자 결승골이 됐다.

박용우에게는 악몽으로 남을 이번 아시안컵이다. 사진=AFPBBNews=News1
클린스만 감독은 실점 후 곧바로 박용우 대신 조규성을 투입했다. 박용우는 56분 동안 11번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요르단이라는 상대를 떠나 아시안컵 4강이라는 무대는 대단한 압박감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박용우가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인 건 부정하기 힘들지만 전의를 상실한 그는 대한민국에 도움은커녕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정상 플레이라고 보기 힘들었던 패스 미스였고 전반 부진의 여파를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박용우를 대체할 선수가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순민이 있었고 박진섭이 있었다. 박용우가 아시안컵 내내 좋은 모습을 단 1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만큼 다른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돌아갔어야 했다.

또 요르단전 전반 이후 박용우 대신 다른 카드를 선택할 수는 없었을까? 박용우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낭 좋았던 시절의 그가 아니었다면 굳이 고집할 이유도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 대신 다른 선수를 선택할 기회가 있었고 스스로 놓쳤다.

토너먼트와 같은 단기전에선 결국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역량 이상으로 지도자의 임기응변이 중요하다. 감독이란 의미 없는 미소만 지으며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내내 박용우가 보여준 불안함을 외면했고 그 결과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2년 뒤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에선 16강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내내 보여준 고집은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용우의 요르단전 ‘호러쇼’는 일부분일 뿐이다.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꾸준히 신뢰를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하루였다.

감독이란 의미 없는 미소만 지으며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진=AFPBBNews=News1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